연구 비효율 주범으로 지적받은 연구과제중심제도(PBS)가 내년부터 폐지된다. PBS는 연구자가 정부 연구개발(R&D) 과제 등 외부 과제를 수주해 인건비를 충당하도록 하는 제도다. 연구자들이 과제 수주를 위해 단기 성과에만 몰두하게 만들고 연구 효율을 떨어뜨린다는 비판이 나오며 30년 만에 제도 폐지가 결정됐다.
조승래 국정기획위원회 대변인은 29일 브리핑에서 “PBS 제도 폐지를 통해 정부출연연구기관의 연구 역량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출연연의 30년 된 PBS 제도에 대해 경제인문사회연구회에선 즉시 폐지, 과학기술계 출연 연구기관에서는 단계적 전환을 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PBS는 정부 R&D 투자의 비효율성을 개선하고 연구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도입됐으나 당초 목적과 달리 정부 출연 연구기관이 자체적인 기본 연구보다 수탁 연구에만 집중하고 과도한 경쟁과 단기 성과에 매몰되는 부작용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면서 “각 부처의 정부 R&D 사업과 과제가 소형화되고 출연연의 정부 수탁 과제도 소액화, 파편화돼 개선 필요성이 제기돼왔다”고 했다.
조 대변인은 “경제인문사회연구회 24개 출연 연구기관의 경우 중장기적이고 종합적인 정책 대안을 제시하고 연구기관으로 기본적 역할을 강화하기 위해 내년부터 PBS 제도를 전면 폐지하고 출연금으로 전환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과학기술 분야 출연연에 대해서는 PBS를 즉시 폐지하는 대신 향후 5년 간 인건비 제도를 점진적으로 개편하기로 했다. 조 대변인은 구체적으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소속 23개 정부 출연 연구기관은 향후 5년간 임무 중심형으로 단계적 전환하고 내년부터 매년 약 5000억 원 수준인 정부 수탁과제 종료 재원을 기관 출연금으로 배정하겠다”며 “정부 부처 직할 과학기술 연구기관의 경우 점진적으로 PBS 제도 개편을 추진하고 과학기술계 정부 출연 연구기관은 출연금 재원 배분 체계와 범부처 평가, 통합 성과관리체계 구축 및 연구자 보상 체계 개편을 함께 추진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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