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달서구가 10억원을 들여 조성한 도심 레저시설이 개장 석 달 만에 휴업에 들어가며 ‘예산 낭비’ 논란이 커지고 있다. 수요 예측 실패와 홍보 부족이 겹치면서 이용객이 예상치를 크게 밑돈 탓이다.
28일 달서구 도시철도 2호선 용산역 광장의 ‘하이로프 클라이밍장’은 출입문에는 ‘임시휴장’ 현수막이 걸린 채 불이 꺼져 있었다. 500㎡ 규모, 지상 4층 높이(12.3m)의 집라인, 자유낙하, 클라이밍 시설이 설치돼 있지만, 안전교육장 내부에는 안내판만 나뒹굴고 있었다.
달서구는 주민 복지를 위해 대구교통공사와 협의 후 자체 예산 10억원을 들여 올해 3월 해당 시설을 개장했다. 운영은 대구교통공사로부터 위탁받은 민간업체가 맡았으며, 이용료는 성인 1만5000원, 청소년 1만원, 유아 5000원으로 책정됐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이용객이 적어 운영사 측은 “매달 드는 임대료 350만원과 전기·수도 요금을 감당할 수 없다”며 개장 3개월 만인 6월 문을 닫았다.
앞서 대구교통공사가 지난해 7월 실시한 ‘용산역 복합체육시설 관리 운영방안 연구용역’에서는 하루 평균 80명이 시설을 이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달서구도 이를 근거로 수익성을 확신했다. 하지만 실제 일일 방문객 수는 전망치의 4분의 1 수준인 22명에 불과했다.
그 결과 지난 3~5월 전체 이용객은 예상치 6800명의 30%인 1870명에 그쳤고 매출도 1490만원에 불과했다. 대구교통공사 측은 “시설 완공 후 홍보 등이 부족했던 탓에 예상만큼 방문객이 오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예산 낭비 비판이 커지자 관계기관도 대책 마련에 나섰다. 대구교통공사는 하이로프 클라이밍장 활성화를 위해 10월까지 분수 정비, 놀이시설 확대, 역사 내 전시장 조성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위탁업체도 새로 모집한다는 계획이다.
정순옥 달서구의원은 “김천, 진주 등에서 보듯 클라이밍장을 만들었다가 실패한 사례들이 많아 처음부터 이 사업에 반대했다”며 “몇 년 전 대구 남구에 지은 공공 클라이밍장도 수요가 적어 적자인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대구교통공사가 시설을 직접 운영하거나 입장료를 낮추는 등 구체적인 활성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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