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005930)가 23조 원에 육박하는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한 가운데 그 대상이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이끄는 테슬라라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블룸버그통신은 28일(현지 시간) 익명의 업계 관계자를 인용해 “삼성전자와 2033년 말까지 22조 8000억 원 규모의 반도체 제조 계약을 체결한 고객사는 테슬라”라고 보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삼성전자가 반도체 공급 계약을 체결한 것은 파운드리 사업의 2㎚(나노미터·10억분의 1m) 세대 생산이 회복됐음을 의미한다”며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매출이 2033년까지 연간 10% 늘어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이 계약은 실적이 저조한 파운드리 부문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며 “반도체 설계 업체(팹리스)와의 새 계약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이날 오전 “이달 24일부터 2033년 12월 31일까지글로벌 대기업과 총 22조 7648억 원 규모의 파운드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이번 공급 계약은 지난해 삼성전자 총 매출액 300조 8709억원의 7.6%에 해당하는 규모다.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에서 단일 고객 기준으로 가장 큰 계약이기도 하다. 삼성전자는 계약 상대와 구체적인 내용은 경영상 비밀 유지 원칙에 따라 공개하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이번 계약을 발판 삼아 매 분기 수조 원씩 적자 행진을 이어오던 파운드리 부문에 활로를 마련할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의 반도체 관세 부과 움직임과 맞물려 내년부터 가동 예정인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 공장에서 인공지능(AI) 칩 형태로 생산에 돌입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블룸버그통신은 대만의 시장조사 업체 트렌드포스 통계를 인용해 올 1분기 TSMC와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을 각각 67.6%, 7.7%로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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