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등장과 동시에 ‘완판’ 열풍을 일으켰던 삼성전자의 스마트 반지 ‘갤럭시 링(Galaxy Ring)’이 자취를 감췄다. 갤럭시 링은 현재 하루 평균 판매량이 1개에도 못 미치는 수준으로, 올해는 후속 모델 출시 소식도 들리지 않고 있다.
갤럭시 링은 삼성전자가 처음으로 내놓은 반지형 웨어러블 기기이며, 가격은 49만9400원이다.
출시 초기 반응은 뜨거웠다. 공개되자마자 미국 삼성전자 온라인 스토어에서는 준비된 초기 물량이 모두 팔려 일시적으로 판매가 중단됐다. 중국 공식 웹사이트에서도 제품 페이지에 ‘품절’ 표시가 붙으며 물량이 하루 만에 바닥났다.
이렇듯 처음에는 신선한 콘셉트로 소비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지만, 지금은 시장의 관심에서 멀어진 분위기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초기 흥행에 기대를 걸고 생산 계획을 40만개에서 60만개로 확대했으나, 실수요를 지나치게 낙관한 셈이 됐다.
한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볼 수 없었던 새롭고 흥미로운 제품이라 초반에는 갤럭시 링의 반응이 뜨거웠지만 현재 판매가 거의 없다”며 “스마트링 시장이 아직 초기 단계인데다 갤럭시워치와 차별점이 많지 않아 찾는 고객도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제품의 가격 대비 실용성도 한계로 지적되고 있다. ‘갤럭시 링’은 50만원에 가까운 고가임에도 불구하고 수리가 불가능하다.
또 다른 관계자는 “갤럭시 링은 100% 일회용이다. 분해가 불가능해 수리를 할 수 없다”며 “고장나면 그냥 기기 전체를 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갤럭시 링은 건강 데이터 측정에 초점을 맞춘 제품이다. 착용자는 매일 아침 기상 후 전날의 수면 상태와 각종 건강 수치를 삼성 헬스 앱에서 확인할 수 있다. 수면 중 움직임, 잠들기까지의 시간, 심박수 및 호흡수 등 다양한 데이터를 제공한다.
삼성전자는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에 지속적으로 투자 중이다. 최근 미국의 디지털 헬스케어 업체 ‘젤스’를 인수한 데 이어 올해 안으로 인공지능 기반 헬스 코칭 서비스도 공개할 예정이다. 이런 흐름을 고려하면 ‘갤럭시 링’의 흥행 부진에도 불구하고 삼성이 이 제품 라인을 쉽게 접지는 않을 전망이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