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제약사들이 앞다퉈 뇌혈관장벽(Blood-Brain Barrier·BBB)셔틀 기술을 도입하고 있다. BBB셔틀은 약물이 뇌혈관장벽을 넘어 직접 뇌에 전달 되도록 하는 플랫폼으로 기존 뇌질환 치료제의 한계를 극복할 열쇠로 평가된다. 고령화 가속화에 따라 기존 알츠하이며 같은 뇌질환을 앓는 환자가 늘어나면서 시장 선점을 위한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관련 기술을 보유한 에이비엘바이오(298380), 리스큐어바이오 등 국내 바이오 기업에도 빅파마들이 러브콜을 하고 있어 몸값이 높아지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아큐먼파마슈티컬스는 최근 일본 JCR파마슈티컬스의 BBB셔틀 ‘J-Brain Cargo’를 5억 5000만 달러(약 7400억 원)를 주고 도입했다. 아큐먼은 현재 알츠하이머병 치료를 위한 차세대 치료제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다.
전세계적으로도 애브비, 로슈,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 브리스톨마이어스스퀴브(BMS) 등 글로벌 제약사들도 BBB 셔틀을 잇따라 도입하고 있다. 뇌질환 치료제 개발은 항암제 등 다른 신약보다 난이도가 높고 아직 초기 단계라는 점에서 시장성이 무궁무진하다는 평가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들에 따르면 전세계 중추신경계(CNS) 치료제 시장 규모는 2023년 약 184조 9000억 원으로 2030년에는 약 301조 8000억 원에 달할 전망이다.
국내에서는 에이비엘바이오가 BBB셔틀 플랫폼인 ‘그랩바디-B’로 주목 받고 있다. 그랩바디-B는 인슐린 유사 성장인자1 수용체(IGF1R)를 통해 약물이 BBB를 효과적으로 통과해 뇌로 전달되도록 하는데 부작용 없다는 점이 특징이다. 에이비엘바이오는 그랩바디-B를 올 4월 미국 GSK에 4조 1000억 규모로 기술이전했다. 회사 측은 이달 28일 그랩바디-B 플랫폼의 사업 전략과 새로운 파이프라인인 담도암 치료제 ‘ABL001’ 및 이중항체 항체약물접합체(ADC) 개발 타임라인을 공개할 예정이다. 리스큐어바이오는 BBB 셔틀 플랫폼 ‘ExoPN-101’를 보유하고 있다. 최근 ExoPN-101를 글로벌 기업에 기술 이전을 하기 위한 물질이전계약(MTA)을 체결해 기술이전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중추신경계(CNS) 치료제 시장이 꾸준히 성장하면서 뇌질환 치료제 개발의 필수품이 된 BBB셔틀 확보 경쟁도 갈수록 치열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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