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에서 11세 소녀의 입 안에서 치아가 무려 81개나 발견되는 극히 드문 사례가 보고됐다.
16일(현지시간) VN익스프레스 등에 따르면 이 사례는 브라질 미나스제라이스주 주이스지포라 연방대학교 치과병원 연구팀이 2011년 미국 치과교정·악안면외과학회지(AJO-DO)에 발표한 논문을 통해 처음 알려졌다.
연구팀은 당시 11세 8개월 된 브라질 소녀가 유치 1개를 뽑기 위해 병원을 찾았다가 우연히 이 사실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엑스레이 촬영 결과 소녀의 입 안에 유치 18개, 영구치 32개, 과잉치 31개 등 총 81개의 치아가 있었다. 정상 치아 수(성인 기준 32개)를 훨씬 뛰어넘는 숫자다.
이는 ‘다발성 과잉치증’(multiple hyperdontia)으로 불리는 선천성 질환으로, 정상보다 많은 수의 치아가 존재하는 것이 특징이다. 보통 1~2개의 과잉치가 생기는 경우는 종종 있지만 이번 사례처럼 30개 이상 발견된 경우는 전 세계적으로도 매우 희귀하다.
연구팀은 정밀 영상 검사와 유전자 검사를 진행했지만 △쇄골두개이형성증 △가드너 증후군 △구개열 등 과잉치와 동반되기 쉬운 대표 질환은 발견되지 않았다.
다만 추가로 진행된 염색체 검사에서 9번 염색체 일부 구간에서 구조 이상(염색체 역위)이 확인됐다. 연구진은 “현재로서는 이 유전적 변이가 과잉치 발생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치아가 비정상적으로 많다 보니 치료 역시 쉽지 않다. 일부 과잉치는 잇몸 깊숙이 묻혀 있거나 정상 치아와 형태가 유사해 구분이 어려운 경우도 있고, 무리하게 발치할 경우 턱뼈 손상 위험도 우려된다.
이에 연구팀은 교정과, 악안면외과, 치주과, 보철과 등 여러 전문과가 협력하는 다학제 치료팀을 구성해 장기 치료 계획을 세웠다. 단순한 치아 발치가 아니라 씹는 기능 회복과 외형적 균형까지 고려한 복합적인 접근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유전 질환이 없는 아동에게 수십 개의 과잉치가 생기는 현상은 인체 발달의 다양성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정기적인 치과 검진을 통해 조기에 이상을 발견하고 적절히 대응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해당 사례는 최근 해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다시 알려지며 관심을 모으고 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