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 리스크에서 벗어난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회장이 이달 말 이탈리아에서 열리는 글로벌 테크 최고경영자(CEO) 모임 ‘구글캠프’에 참석한다. 대법원 판결 후 첫 해외 출장으로 삼성 위기 극복을 위한 이 회장의 글로벌 경영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18일 재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이달 말 이탈리아 시칠리아 남부 로코 포르테 베르두라 골프 리조트에서 열리는 구글 캠프에 참석한다. 구글 캠프는 구글 공동 창업자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이 2012년부터 개최한 글로벌 사교 모임이다. 매년 7월말~8월초 2박3일간 진행되고 억만장자와 대기업 CEO, 정치인, 유명인들이 참석한다. 참석 명단과 행사 내용은 극비 사항으로 참석자와 행사 관계자 모두 비밀 유지 서약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2022년부터 매년 참석 중이며 지난해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초청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장은 지난 주에도 미국 '선밸리 콘퍼런스'에서 글로벌 CEO들과 만나 인공지능(AI) 분야 협력 강화와 신성장 사업 기회를 모색했다. 불과 2주 만에 다시 나서는 이번 출장은 대법원 무죄 판결로 사법리스크를 완전히 해소한 만큼 의미가 남다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10년 가까이 마음 속에 자리하던 짐을 덜어낸 뒤 빅샷(거물)들을 만나기 때문에 기업간 협력도 보다 과감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실제 이 회장 앞에는 사법 족쇄에 버금가는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 미국의 관세 부과, 중국의 거센 추격 등 대외 변수에 반도체 부진 등 그룹 전반의 실적 위기도 어느 때보다 높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초격차 기술 확보와 신성장동력 발굴이 중요한데 이 회장과 글로벌 기업간 적극적인 교류에서 해법을 찾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빅테크들은 삼성의 파트너이자 고객사고 또 인수합병(M&A)의 실마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조동근 명지대 경영학과 명예교수는 "총수 경영의 핵심은 사업에 영감 줄 수 있는 여러 사람을 만나고 빠르게 의사 결정을 하는 것"이라며 “이 회장의 사법 문제가 해소된 만큼 글로벌 톱티어 업체들과 교류하며 사업을 넓히고 M&A를 통해 적기에 좋은 사업에 뛰어들어 기업을 키워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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