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빠르게 금리를 내리기 쉽지 않은 만큼 지금은 장기물보다는 단기물 중심의 채권 투자 전략이 유효합니다.”
박형중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16일 ‘미 연준 통화정책과 국채금리 전망’을 주제로 한 ‘머니트렌드 2025’ 강연에서 채권 투자자들에게 이같이 조언했다.
박 이코노미스트는 기준금리와 유사한 흐름을 보이는 1~3년물 단기국채를 추천했다. 그는 “단기물은 금리 변동에 따른 가격 리스크가 적고 현재 수익률도 연 4%대 중후반 수준으로 안정적”이라며 “연내 금리 인하 폭이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자를 꾸준히 받는 전략이 유리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국 경제가 침체까지 빠질 가능성은 낮고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도 빠르게 금리를 내리지는 않을 것”이라며 “기대와 달리 물가가 쉽게 잡히지 않는다면 금리 인하 폭도 제한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국채금리는 이미 상당히 오른 수준이라 추가 상승보다는 현 수준에서 고착될 가능성이 높다”며 “이런 환경에서는 장기물보다 단기물의 실익이 더 크다”고 설명했다.
그는 장기물의 경우 경기 회복세와 인플레이션 재부상 가능성, 미국 재정 악화 등과 같은 구조적 리스크 요인에 취약하다고 진단했다. 특히 “성장률이 둔화되더라도 물가가 빠르게 안정되지 않는 이상 연준이 급격히 금리를 내리기는 어렵다”며 “단기적으로는 연준이 금리를 동결하거나 소폭 인하하는 수준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박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준 의장 교체를 준비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했다. 그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임기는 내년 5월까지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그 전에 자신과 통화정책 기조가 맞는 인사를 미리 지명하려는 움직임이 감지된다”며 “만약 시장이 조기 지명 신호를 인식하면 연준이 실제 금리를 내리기 이전에 시장금리가 빠르게 하락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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