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현장건설(OSC) 시장을 이끌고 있는 모듈러 건축 전문 기업 엔알비가 코스닥 상장을 통해 글로벌 플랫폼으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강건우(사진) 엔알비 대표는 11일 서울 여의도에서 기업공개(IPO) 간담회를 열고 “코스닥 상장을 통해 수십 년 이상 거주하는 공동주택에 최적화된 모듈러 기술로 건설 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안전하며 살기 좋은 주거 환경을 만드는 데 기여하겠다”고 강조했다.
2019년에 설립된 엔알비는 모듈러 시장을 개척한 퍼스트무버로 평가 받는다. 제품 개발부터 제작, 유지 관리까지 원스톱 솔루션을 구축했을 뿐만 아니라 국내 최대 규모의 모듈러 전용 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또 자동화 설비를 도입해 균일한 품질을 확보하기 위해 1공장을 증축·증설하며 생산 능력 확대도 진행 중이다.
엔알비의 핵심 경쟁력은 세계 최초로 상용화에 성공한 '라멘조(기둥-보 구조) PC(Precast Concrete) 모듈러 기술’이다. 해당 기술은 가변성이 높아 건축물의 유지 관리와 사회적 변화에 대응이 용이하다. 또 공장 생산 방식으로 균일한 품질과 획기적인 공기 단축도 가능하다. 여기에 DfMA(제조 및 조립용) 설계 기반 표준화 모듈 포트폴리오 구축으로 다양한 형태의 건축물을 구현해 기존 건설 시장에 없던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특히 엔알비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모듈러 고층화 솔루션을 확보해 정부 주도 1호 프로젝트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국내 최고층(22층) 의왕초평 A-4BL 공공주택 사업과 경기주택도시공사(GH) 로드맵 1호 사업의 연구과제로 선정됐다. LH 프로젝트의 경우 기존 철근콘크리트 방식 대비 공기 단축 효과가 기대된다. 실제 테스트 결과 층간소음 성능(경량 1등급, 중량 2등급) 및 벽체 차음 성능 1등급, 고정형 중간모멘트 구조 인증 등을 통해 우수한 성능을 확인했다.
이러한 기술력을 기반으로 적극적으로 수주를 확보한 만큼 실적도 꾸준히 우상향하고 있다. 엔알비의 매출액은 2021년 72억 원에서 지난해 528억 원으로 연평균 94.4% 성장했다. 같은 기간 수주 잔고는 103억 원에서 1227억 원으로 128.4% 증가했다. 특히 올해 1분기 기준 수주 잔고는 200억 원 이상 늘었다. LH와 GH의 2030 OSC 로드맵을 기반으로 추정한 모듈러 공동 주택 시장 규모는 2025년 2538억 원에서 연평균 45% 성장해 2030년 1조 75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견조한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기대된다.
엔알비는 이번 상장을 통해 확보한 자금을 △자동화 시스템 기반 대량 생산 체계 구축 △고층 모듈러 기술 고도화 △신제품 개발 △해외 시장 진출 등에 투입할 방침이다. 강 대표는 “이동형 학교 모듈러 시장 개척 경험을 바탕으로 정부의 학교 전면 리모델링 정책과 연계해 지속적인 현금흐름을 확보하고 민간 고층 공공주택, 국방시설, 호텔, 재난 주택 등 다양한 시장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며 “이번 상장을 기반으로 글로벌 OSC 플랫폼 기업으로의 초석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엔알비는 이달 8일부터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 중이다. 희망 공모가 밴드(범위)는 1만 8000원~2만 1000원으로 상단 기준 공모 금액은 441억 원이다. 상장 예정 주식 수는 총 1043만 5075주로 이 가운데 210만 주를 공모한다. 상장 후 예상 시가총액은 상단 기준 2191억 원에 달한다. 상장 주관은 NH투자증권이 맡았다.
투자 관련 리스크로는 국내외 거시경기 침체로 인한 건설업 부진이 있다. 모듈러 사업이 경기 변동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건설 분야의 선진국형 대체산업인 만큼 정부 정책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기 때문이다. 국내의 경우 건설업 부진이 지속되고 있으나 정부의 LH 2030 OSC주택 로드맵과 같이 모듈러 산업 활성화 정책과 스마트 건설기술 장려 정책 등 제도적 지원이 확대되고 있어 모듈러 산업은 전통 건설업 대비 경기 변동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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