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가 “인공지능(AI) 시대에 있어 산업과 에너지는 떼려야 뗄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라고 밝혔다. 국정기획위원회가 산업부에서 에너지 기능을 떼어내는 내용의 조직 개편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산업 정책과 에너지의 유기적 관계를 강조한 것이다.
김 후보자는 30일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강남구 한국기술센터에서 기자들과 만나 “기업에서 글로벌 마케팅을 담당할 때 마케팅에 있어서 선봉장이라는 이름으로 불렸다”며 수출 분야에서도 선봉장이 되겠다고 말했다. 앞서 그는 29일 지명 직후 “전략적 대응과 무역 구조 혁신을 통해 수출 1조 달러 시대의 기반을 만들겠다”고도 밝힌 바 있다. 김 후보자는 “아직 1조 달러 시대에 대한 구체적인 청사진까지 제시하기에는 이르지만 우리 기업들이 얼마나 불철주야 해외시장을 뚫고 있는지 알고 있기 때문에 지금의 위기가 기회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김 후보자는 기후에너지부 신설에 대해서는 일단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그는 “국정기획위원회에서 논의 중인 만큼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는 논의해봐야 한다”면서도 "AI 시대의 머리가 반도체와 데이터센터라면 심장은 에너지이고 심장과 머리는 따로 떼어낼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산업과 통상·에너지가 유기적으로 흡수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기후에너지부가 따로 만들어지더라도 산업부와 어떤 형식으로든 긴밀한 협업이 필요하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미국과 협상이 이어지고 있는 통상 분야에 대해서는 원론적 입장만 내놓았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관세 협상 전략에 대한 질문에 “기업과 국익의 관점에서 보겠다는 말씀만 드린다”며 “적절한 기회에 다시 말씀드리겠다”고 했다.
두산에너빌리티 사장 출신으로서 이해충돌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기본적으로 기업의 이익과 나라의 이익은 같이 간다고 생각한다”며 “특별하게 이해충돌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구체적인 이슈에 대해서는 그런 지적이 있을 수 있는 만큼 그에 대해 처신을 잘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김 후보자가 직전까지 몸담았던 원전 업계는 새 정부의 원전 정책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감을 보였다. 실제로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두산에너빌리티 주가는 직전 거래일보다 3.95% 오른 6만 8400원에 거래를 마쳤으며 장중 한때 7만 2200원(9.72%)까지 오르기도 했다. 두산 주가도 전 거래일 대비 0.77% 상승 마감했다. 김 후보자는 “(체코 원전 수출은) 온 나라의 경사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재명 대통령도 미국·중국·일본에 이어 체코 총리와 네 번째로 통화를 한 것이라고 본다”며 원전 산업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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