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시칠리아섬 해안에서 침몰했던 560억 원대 호화요트 ‘베이지언호’가 약 1년 만에 수면 위로 인양됐다. ‘영국의 빌 게이츠’로 불렸던 IT기업 오토노미 창업자 마이크 린치와 그의 딸을 포함해 7명의 목숨을 앗아간 참사의 원인을 밝힐 단서가 나올지 주목된다.
22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베이지언호는 전날 유럽에서 가장 강력한 해상 크레인 중 하나인 ‘헤보 리프트10’을 통해 해저에서 인양됐고, 이날 오후 1시 10분쯤 시칠리아섬 북부 팔레르모시의 테르미니 이메레세 항구로 옮겨졌다.
선체는 오염 방지를 위한 방수포 위에 설치된 특수 받침대 위에 고정되며, 해당 작업이 완료되는 대로 본격적으로 사고 원인 조사에 들어갈 예정이다.
사이먼 그레이브스 영국 해양사고조사국(MAIB) 조사관은 “선박에 대한 전면적인 조사를 통해 선박의 안전에 영향을 준 모든 요소를 찾아낼 것”이라며 “선박에 접근하면 선내 활동과 사고 순서를 보다 자세히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사고 당시 승객의 탈출 경로 등 구체적 내용은 최종 보고서에 포함될 예정이다.
베이지언호는 린치의 아내 회사 소유로, 지난해 8월19일 새벽 시칠리아섬 팔레르모시 포르티첼로 항구에서 약 700m 떨어진 해역에서 정박 중 극심한 폭풍우를 만나 침몰했다. 시속 130㎞를 넘는 강풍에 15초 만에 옆으로 기울며 전도됐고, 곧바로 바다에 가라앉은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탑승자 22명 가운데 린치와 그의 18세 딸 해나를 포함해 7명이 숨졌다. 생존자는 린치의 아내와 한 살배기 아기를 포함한 승객 6명, 승무원 9명 등 총 15명이었다.
마이크 린치는 사고 두 달 전인 지난해 6월, 미국 휼렛패커드(HP)에 오토노미를 110억 달러(약 14조 7000억 원)에 매각할 당시 기업 가치를 부풀렸다는 사기 혐의에서 벗어났다. 그는 이를 축하하기 위해 가족 및 지인들과 함께 축하 여행을 떠났다 사고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베이지언호는 당초 지난달 인양될 예정이었으나, 지난달 9일 수중 작업 도중 잠수부 1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인양 일정이 전면 중단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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