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 플랫폼 기업인 네이버와 카카오(035720)가 광고 사업도 인공지능(AI) 중심으로 재편한다. 생성형 AI로 디지털 기업의 핵심인 검색 패러다임이 변하면서 기존 광고 수익 모델이 흔들릴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며 광고 효율 제고에 돌입한 것으로 분석된다. 게다가 글로벌 빅테크인 구글과 메타, 틱톡 등도 광고에 AI 탑재를 강화하고 있어 플랫폼업계의 AI 광고 경쟁은 앞으로 점점 격화할 전망이다.
22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이달 25일 AI 기술을 활용한 검색광고 솔루션 ‘애드부스트 검색’을 전면 확대한다. 애드부스트 검색은 AI가 이용자의 검색어와 광고주의 웹사이트 사이의 연관도를 분석해 더욱 정밀하고 효과적인 광고 노출을 가능하게 하는 서비스다. 광고 그룹에 등록되지 않은 검색어라도 광고와 높은 연관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자동으로 광고를 노출한다. 예를 들어 스포츠 브랜드 광고주가 광고를 집행할 때 ‘러닝화’, ‘운동화’, ‘가벼운 신발’처럼 다양한 키워드를 일일이 입력하지 않아도 AI가 관련 키워드를 자동으로 판단하고 광고를 노출하는 것이다. 네이버는 “애드부스트 검색 기술 기반의 광고는 클릭률이 높고, 클릭당 비용은 낮아 광고 효율을 개선할 수 있다”며 “개별 검색어를 발굴, 등록하는 절차를 간소화해 광고 운영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네이버는 광고 사업 전반에 걸쳐 AI를 도입하고 있다. 지난달 쇼핑 광고 캠페인 등을 AI로 자동 설정할 수 있는 ‘애드부스트 쇼핑’을 오픈 베타로 선보였다. AI가 광고 소재를 자동 생성하는 ‘애드부스트 크리에이티브’, 사용자 행태를 이해하는 AI 엔진을 기반으로 타깃팅을 자동 확장하는 '애드부스트 오디언스' 등을 내놓을 예정이다.
카카오도 AI 기반 광고 솔루션을 개발 중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3분기 중 관련 상품 출시 예정”이라고 말했다.
구글과 메타, 틱톡 등 글로벌 테크 기업들도 AI 기반 광고 솔루션을 내놓고 있다. 구글은 지난달 ‘AI 맥스’을 선보였다. AI 맥스는 광고에 적합한 키워드뿐만 아니라 광고 문구 등도 제작한다. 로레알은 AI 맥스를 통해 전환율을 2배 높였고 전환당 비용을 31% 낮췄다.
기업들이 AI 기반 솔루션을 개발하고 도입하는 이유는 급변하는 시장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챗GPT와 같은 생성형 AI가 확산하며 전통적인 검색 서비스가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키워드를 입력한 뒤 검색창에서 링크를 클릭하는 방식이 일반적이었다면 생성형 AI 고도화로 인해 서비스 내에서 대부분 정보 탐색과 의사결정이 이루어지는 구조로 바뀌고 있다.
디지털 생태계가 이른바 ‘제로클릭’(Zero-Click)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글로벌 컨설팅회사 베인앤컴퍼니는 “AI 검색 엔진과 생성형 요약 기능이 부상하며 전통적 검색 행동 패턴이 뒤바뀌고 있다”며 “자연 검색 트래픽이 약 15~25% 감소한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디지털 기업이 생존하기 위해 광고 운영의 효율성을 높여 수익성을 끌어올려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
AI는 광고 문턱을 낮추는데도 활용되고 있다. 아마존은 이달 10일 광고 영상 생성 AI를 출시했다. 클릭 한 번으로 이미지를 영상으로 변환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KT(030200)는 AI가 광고 소재를 제작해주는 솔루션을 선보였다. 이를 통해 중소 광고주도 빠른 시간 내 저렴한 비용으로 광고 캠페인을 손쉽게 집행하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광고 분야의 AI 시장도 꾸준히 성장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시장조사업체 그랜드뷰리서치에 따르면 2030년 글로벌 마케팅 분야의 AI 시장 규모는 822억 3000만(약 113조 4000억 원) 규모로 전망된다. 이는 연평균 25.0% 성장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애드테크 기업들도 성장하고 있다. 몰로코는 머신러닝 기술을 조기에 광고 사업에 활용하며 ‘유니콘’ 기업이 됐다. 몰로코 AI 광고 기술을 사용하는 고객사의 총 상품 거래액이 60조 원에 달한다. 몰로코는 미국 나스닥 상장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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