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여름 역대급 폭염이 기승을 부릴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차열페인트 시장이 달아오르고 있다. 건설경기 침체로 어려움을 겪는 페인트 업계에 차열페인트가 새로운 먹거리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KCC(002380) '스포탄상도' 매출 147% ↑
삼화도 3년간 연 15~20% 늘어나
삼화도 3년간 연 15~20% 늘어나
22일 업계에 따르면 KCC의 올해 1~5월 차열페인트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47% 증가했다. 삼화페인트(000390)의 경우 차열페인트 매출이 최근 3개년 간 연평균 15~20% 늘어났다.
건물에 바르면 전기료 40% 절감
차열페인트는 건물 옥상과 외벽에 칠하면 80% 이상의 태양복사열을 반사해 실내 온도를 4~5도 정도 떨어뜨리는 효과를 낸다.
건설경기 침체로 페인트 수요가 크게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차열페인트가 나홀로 ‘승승장구’하고 있는 것은 폭염 기세와 무관치 않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기상청은 올해 6월 평균 기온은 평년보다 대체로 높고 7월과 8월 역시 평년보다 높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근 수년 간 전기요금이 급격히 오른 것도 차열페인트 매출 확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역대급 폭염이 예고되다 보니 차열페인트를 찾는 곳이 많아진 것 같다”며 “폭증한 전기료를 한 푼이라도 아껴보려고 시공을 하는 곳도 늘었다”고 귀띔했다. 차열페인트 시공을 하면 건물 에어컨 가동률과 전기료를 각각 20%, 40% 정도 줄일 수 있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비수기 효자제품…시장공략 치열
소비자 뿐 아니라 판매자 입장에서도 차열페인트와 방수재는 고마운 존재다. 건설경기 침체기와 업계 비수기가 맞물린 상황에서 효자 아이템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자 업계는 공략의 고삐를 죄고 있다.
KCC는 ‘스포탄상도’와 ‘스포로드쿨’을 앞세워 차열페인트 시장을 공략 중이다. 스포탄상도는 태양열 총 반사율(TSR) 값이 기준치인 70%보다 높은 것이 특징이다. 스포로드쿨의 경우 보행로·자전거도로 등에 적용할 수 있다.
KCC는 방수재 시장에서도 '숲으로 탄성 방수재’를 내세워 기술력과 제품 경쟁력을 강화 중이다. 2025년 1~5월 기준 숲으로 탄성 방수재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약 19.3% 증가했다.
최근 건축·리모델링 시장에서는 친환경성과 시공 효율성, 장기 내구성을 동시에 충족할 수 있는 방수재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특히 학교, 병원, 공공시설 등 다중이용시설을 중심으로 휘발성유기화합물(VOC) 저감, 시공 안정성이 주요 선택 기준으로 부상중이다. 노후 건축물의 유지보수 수요 확대 또한 시장 성장세를 견인하고 있다.
이런 변화 속에서 주목받고 있는 숲으로 탄성 방수재는 1액형 수용성 방수재로, 별도의 경화제를 혼합하지 않고 단일 성분만으로 바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시공 준비가 간편하고 작업 중 품질 편차를 최소화할 수 있다. 또 우수한 신축성과 부착력을 갖춰 균열이나 구조 미세변형이 발생해도 도막이 따라 움직이며 방수 기능을 안정적으로 유지한다.
삼화페인트는 ‘쿨앤세이브’와 ‘방수에이스’를 각각 차열페인트와 방수재 주력 상품으로 내세우고 있다. 방수재 매출은 최근 3년 간 연평균 3~4% 신장됐다는 게 삼화페인트의 설명이다. 방수에이스는 내수성, 내한성, 내구력이 우수하고 접착력이 강한 점이 장점이다. 삼화페인트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여름철에 비가 집중적으로 오기 때문에 장마 전후로 방수재 시공이 증가하는 편"이라며 “방수재가 시공되어 있지 않으면 누수, 곰팡이, 결로 등의 문제가 발생해 거주민 건강에 치명적일뿐 아니라, 균열이 발생해 안전상 큰 위험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4000억~5000억 시장 팽창 중
업계 관계자는 “연간 시장 규모는 차열페인트 500억 원, 방수재 3800억 원 정도로 다른 제품에 비해 크지는 않다”면서도 “하지만 시장이 매년 20%씩 커지고 있는 데다 둘 다 비수기 효자 아이템이어서 업계의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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