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경산업(018250)의 경영권 매각을 위한 예비입찰에 다수의 후보가 뛰어들었다. 이들 중엔 매각 측이 원하는 가격인 6000억 원 수준을 제안한 곳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애경산업의 매각 주관사인 삼정KPMG는 이날 복수의 원매자로부터 인수의향서(LOI)를 접수했다. 여러 기업과 사모펀드 운용사들이 입찰에 뛰어든 가운데 전략적투자자(SI)와 재무적투자자(FI)간 컨소시엄 형태로 참여한 곳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이번 인수전이 기업 중심의 경쟁 구도로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한 IB업계 고위 관계자는 "호반그룹을 비롯해 기존에 있는 유통 부문을 확장하거나 국내 유통산업에 새롭게 진입하려는 기업 후보들의 의지가 높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번 매각 대상 지분은 AK홀딩스와 애경자산관리가 보유한 애경산업 지분 66.18%다. 이중 자사주 등을 제외한 실제 매각 지분은 63.38%다. 이에 대한 매도자 측 희망가격은 6000억 원 수준이지만 상장사인 애경산업의 시가총액이 4000억 원대에 머물고 있어 기대치가 높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다만 일부 후보가 이에 부응하는 가격을 제안해 거래 성사 가능성을 높였다는 후문이다.
애경산업은 1954년 애경유지공업으로 출발한 그룹의 모태사업이다. 화장품 브랜드 루나(LUNA), 에이지투애니스(AGE20’S), 생활용품 이공팔공(2080), 케라시스 등의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올 1분기 연결기준 매출이 1511억 원, 영업이익 60억 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0.7%, 63.3% 감소한 실적을 냈다.
애경그룹은 구조조정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을 목적으로 애경산업을 매각하고 있다. 자산을 정리해 약 8000억 원의 유동성을 확보하고 제주항공을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한다는 계획이다. 지주사인 AK홀딩스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주요 계열사 대부분이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 말 발생한 제주항공 항공기 사고가 애경그룹에게 직격탄이 되어 유동성 위기를 가속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앞서 애경산업이 매물로 내놨던 중부CC는 시에나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상태로 예상 거래가는 2000억 원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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