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여름 역대급 폭염이 기승을 부릴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차열페인트 시장이 달아오르고 있다. 건설경기 침체로 어려움을 겪는 페인트 업계에 차열페인트가 새로운 먹거리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KCC(002380)의 올해 1~5월 차열페인트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47% 증가했다. 삼화페인트(000390)의 경우 차열페인트 매출이 최근 3개년 간 연평균 15~20% 늘어났다.
차열페인트는 건물 옥상과 외벽에 칠하면 80% 이상의 태양복사열을 반사해 실내 온도를 4~5도 정도 떨어뜨리는 효과를 낸다.
건설경기 침체로 페인트 수요가 크게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차열페인트가 나홀로 ‘승승장구’하고 있는 것은 폭염 기세와 무관치 않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기상청은 올해 6월 평균 기온은 평년보다 대체로 높고 7월과 8월 역시 평년보다 높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근 수년 간 전기요금이 급격히 오른 것도 차열페인트 매출 확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역대급 폭염이 예고되다 보니 차열페인트를 찾는 곳이 많아진 것 같다”며 “폭증한 전기료를 한 푼이라도 아껴보려고 시공을 하는 곳도 늘었다”고 귀띔했다. 차열페인트 시공을 하면 건물 에어컨 가동률과 전기료를 각각 20%, 40% 정도 줄일 수 있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소비자 뿐 아니라 판매자 입장에서도 차열페인트와 방수재는 고마운 존재다. 건설경기 침체기와 업계 비수기가 맞물린 상황에서 효자 아이템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자 업계는 공략의 고삐를 죄고 있다.
KCC는 ‘스포탄상도’와 ‘스포로드쿨’을 앞세워 차열페인트 시장을 공략 중이다. 스포탄상도는 태양열 총 반사율(TSR) 값이 기준치인 70%보다 높은 것이 특징이다. 스포로드쿨의 경우 보행로·자전거도로 등에 적용할 수 있다. KCC는 ‘숲으로 탄성 방수재’로는 방수재 시장도 적극 공략하고 있다. 이 제품의 올 1~5월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9.3% 증가했다. 삼화페인트는 ‘쿨앤세이브’와 ‘방수에이스’를 각각 차열페인트와 방수재 주력 상품으로 내세우고 있다. 방수재 매출은 최근 3년 간 연평균 3~4% 신장됐다는 게 삼화페인트의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연간 시장 규모는 차열페인트 500억 원, 방수재 3800억 원 정도로 다른 제품에 비해 크지는 않다”면서도 “하지만 시장이 매년 20%씩 커지고 있는 데다 둘 다 비수기 효자 아이템이어서 업계의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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