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이 글로벌 시장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자 주요 식품 기업들도 매운맛 제품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오뚜기는 '고기 열라면'을 새로 출시했다. 오뚜기의 새로운 라면 브랜드 '와우'(WOW) 시리즈 첫 제품이다. 푸짐한 건더기에 청양고추를 더해 기존 '열라면'을 뛰어넘는 매운맛을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오뚜기는 지난달 매운맛 정도를 나타내는 스코빌 지수 ‘6000’인 '라면의 맵쏘디'도 출시했다. 열라면(5013)이나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4404)보다 강렬한 매운맛을 자랑한다. '라면의 맵쏘디'는 출시 첫 2주 동안 낱개 기준으로 18만 개 넘게 판매된 것으로 집계됐다.
몽고식품은 기존 몽고 양조간장에 화끈한 매운맛을 더한 신제품 '마라 매운간장소스'와 '하바네로 매운간장소스' 2종을 선보였다. '마라 매운간장소스'는 감칠맛이 뛰어난 몽고간장에 산초와 라조장 등을 조합해 마라의 얼얼한 매운맛을 구현했다.
'하바네로 매운간장소스'는 청양고추보다 약 15배~20배 매운 하바네로 칠리에 레드메쉬핫소스 등을 활용해 멕시코 특유의 매콤한 풍미를 담았다.
교촌치킨을 운영하는 교촌에프앤비는 신메뉴 '마라레드 싱글윙'과 '마라레드윙박스'를 최근 출시했다. 교촌의 대표 시그니처 소스인 레드소스에 마라의 화끈하면서도 강렬한 매운맛을 더한 제품이다. 마라 특유의 얼얼한 매운맛을 좋아하는 소비자들의 지속적인 마라 메뉴 출시 요청에 힘입어 '교촌식 마라맛'을 완성했다는 설명이다.
CJ제일제당도 최근 일반 김치 대비 32배 화끈한 매운맛을 구현한 실비김치(매운맛 김치) '습김치'를 출시했다. 매운 베트남 고춧가루와 국내산 청양 고춧가루를 배합한 제품이다. 온라인상에서 매운맛 마니아들 사이 입소문을 탔던 실비김치는 출시 첫 달에만 2만 개 이상 팔리는 등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 2012년 출시된 삼양식품 '불닭볶음면'은 유튜브·틱톡 등 SNS를 통해 글로벌 '매운맛' 챌린지 콘텐츠로 확산되며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유명한 한국 대표 식품이 됐다. 이를 토대로 삼양식품은 지난해 매출 1조 7300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45% 성장했다.
경기가 좋지 않을수록 매운 음식이 더 잘 팔린다는 속설도 식품업계의 '매운맛' 열풍에 힘을 더하는 대목이다. 캡사이신을 섭취하면 뇌에서는 엔도르핀과 도파민 같은 화학 물질을 분비해 고통을 이겨내려 하는데, 이 과정에서 스트레스가 완화되는 느낌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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