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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응용 단계선 차별화 중요…韓, 제조업 데이터 융합해야 승산" [서울포럼 2025]

■서배스천 스런 스탠퍼드대 교수

韓, 반도체·조선 등 노하우 축적

단순 대규모언어모델 개발 넘어

제조 특화 '물리 파운데이션' 중요

2~3년 내 완전히 새로운 AI 등장

낙관적 태도 유지해야 혁신 일궈

구글X·웨이모 창립자인 서배스천 스런 스탠퍼드대 교수가 28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서울경제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오승현 기자




‘자율주행의 아버지’로 불리는 서배스천 스런 스탠퍼드대 교수가 한국이 미래 제조업의 승자가 되기 위해서는 수준 높은 제조업 능력을 기반으로 하는 제조 특화 인공지능(AI) 모델을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AI 기술이 각 산업으로 투입되면서 진짜 AI 경쟁이 시작된 지금, 한국이 제조업에서 축적해온 노하우와 데이터를 잘 활용한다면 반도체 등 여러 산업에서 유리한 지점을 차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스런 교수는 28일 서울경제신문과 진행한 인터뷰에서 “한국은 제조업 경쟁력을 살려 세계 최대의 물리 AI 파운데이션 모델을 만들어낸다면 이를 통해 AI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물리 파운데이션 모델은 언어나 영상을 처리하는 기존 파운데이션 모델과 달리 물리법칙 등 현실 세계를 이해하는 모델이다. 그간 오픈AI·구글과 같은 기업들은 주로 모델의 언어·이미지·영상 등을 처리하는 능력을 고도화하는 데 치중해왔다. 최근에야 현실 세계를 아우르는 ‘피지컬 AI’로 기술 흐름이 확산하며 엔비디아 등이 로봇을 중심으로 물리 파운데이션 모델을 고도화하고 있다. 하지만 스런 교수가 말한 제조업 전반을 아우르는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은 아직 진척이 더딘 영역이다. 그가 말한 제조 특화 AI는 물리 파운데이션 모델 중에서도 제조 원리, 제조 공정, 공급망 비용 등 각종 제조 관련 데이터가 최적화된 모델을 의미한다.

스런 교수는 이러한 제조 특화 AI 모델이 제조업조차 점점 개인화하는 큰 흐름에서도 중요한 기술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테무와 같은 중국 슈퍼 스토어를 보면 이들은 배나 비행기에 제품을 가득 채워 보내던 과거와 달리 주문 건별로 아이템을 보내고 있다”며 “이처럼 제조업은 점차 개인화하고 있는데 제조 AI 모델이 상품 설계와 제조에 드는 비용과 시간을 아껴 더욱 개인화된 제품을 제공할 수 있게 해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반도체가 한국이 제조 혁신을 일으킬 수 있는 대표적인 영역이라고 강조했다. 스런 교수는 “한국은 칩 설계와 제조에 대한 방대한 데이터를 보유해 반도체 관련 AI 모델을 구축하는 데 유리하다”며 “아직 시장에 대규모 모델 기반 설계 툴이 본격 등장하지 않은 만큼 한국이 이 분야에서 선도적 위치를 차지할 기회”라고 말했다. 스런 교수는 실제로 제조 공정 전반을 AI로 시뮬레이션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스타트업 피직스X(PhysicsX)에 투자한 바 있다.

스런 교수가 제조 AI를 해법으로 제시한 것은 AI 시대가 각 산업으로 틈입하기 시작한 ‘응용 단계’에서는 각국의 강점과 차별성을 살리는 게 중요하다고 봤기 때문이다. 심지어 오픈AI·구글 등이 천문학적 자금을 들여 만들어낸 챗GPT·제미나이 같은 파운데이션 모델에 대해서도 “이런 모델들은 추상적이며 대형 언어 모델을 갖고 있다고 해서 업계의 최종 승자가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이를 흥미로운 영역에 적용하는 자가 결국 웃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또 AI를 기반으로 개발 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하는 ‘커서AI’의 예시를 들며 “커서AI는 직접 훌륭한 대규모언어모델(LLM)을 만들지는 않았지만 이를 가져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에 적용하고 막대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며 “결국 이들이 만든 플랫폼이 더 나은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데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이런 의미에서 커서AI는 숨겨져 있는 승자”라고 덧붙였다.

제조업에 특화한 물리 파운데이션 모델은 빅테크들이 아직 진입하지 못해 선점 가능성이 있다고 그는 내다봤다. 특히 한국은 반도체뿐 아니라 자동차·조선·철강 등 다양한 영역에서 수십 년간 축적해온 데이터가 강점이라고 했다. 그는 “이러한 모델을 만들기 위해서는 모델 엔지니어링 기술도 중요하지만 데이터가 없으면 무용지물”이라고 단언했다.

한편 스런 교수는 AI 기술의 성장 양상에 대한 생각도 전했다. 그는 AI로 인한 기술적 특이점(technological singularity)이 언제 올 것 같으냐는 질문에 “특이점에 대한 정의가 다를 수 있지만 기술의 지수적 성장과 예측 불가능성이 일어나는 시점을 기술적 특이점으로 이해한다”며 “사실 예전에는 사람들이 물을 때 7년 후까지는 어떤 일이 일어날지 예측해왔는데 이제는 내년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조차 예측하기 정말 어려운 지점에 왔다”고 말했다. 그는 “AI 모델이 의학·법학 등 다양한 영역에 적용되면서 완전히 새로운 것이 탄생하는 이른바 비선형적 혁신이 일어나고 있고 앞으로 2~3년 안에 완전히 새로운 AI의 차원을 보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AI로 모든 가능성이 열린 상황에서 젊은 세대를 향해 새로운 시도를 두려워하지 말고 낙관적 태도를 유지하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스런 교수는 “혁신은 본질적으로 알려져 있지 않은 것이기에 실패하는 것은 정상적”이라며 “핵심은 이것이 실패가 아니라 학습이라는 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혁신은 실패의 과정으로 점철돼 있지만 우리가 지난 50~100년 동안 엄청나게 훌륭한 기술들을 발명했다는 사실에서 낙관적인 태도를 유지한다면 언젠가 기술 혁신의 결과에 다다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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