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건강보험공단이 건강한 나이 듦을 뜻하는 이른바 ‘건강노화’를 지수화해서 선보인 가운데 우리나라 노인들의 건강노화 지수는 100점 만점에 75점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신체기능 수준은 높지만 전자상거래·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온라인 환경에 적응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탓이다.
공단은 지난 23·24일 제주대에서 한국노년학회와 공동 주최한 ‘2025 한국노년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건강노화 지수를 개발해 공개했다고 26일 밝혔다. 세계보건기구(WHO)는 건강노화를 노년기 삶의 웰빙 증진을 위한 기능적 능력의 유지·향상 과정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연구 책임자인 한은정 건강보험연구원 센터장은 “한국 중고령자가 인식하는 건강노화의 의미를 확인하고 이를 측정하기 위해 ‘한국 건강노화 코호트’ 자료를 활용해 건강노화 지수를 개발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한국형 건강노화 지수에 대해 신체 기능, 인지 기능, 정신적 건강, 생리적 건강, 사회적 안녕, 온라인 환경, 고령친화 환경 등 7개 영역 26개 지표로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우선 2021년부터 실시 중인 ‘한국 건강노화 코호트’ 자료를 토대로 전문가 조사와 중고령자 대상 심층면접조사(FGI)를 실시했다. 여기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유럽연합(EU)이 지수를 개발한 과정을 참고했다.
그 결과 한국 노인의 건강노화 지수는 0~1점 척도로 계산했을 때 0.758로 나타났다. 영역별로는 신체기능이 0.924로 가장 높았으며 우울·불안·불면 등 심리적 건강(0.881), 인지기능(0.818)도 양호한 편이었다.
반면 콘텐츠 거래·공공, 정보공유 등 온라인 환경에 적응하는 정도는 0.446으로 가장 낮았다. 주관적 건강상태, 만성질환 개수 등 생리적 건강과 도시·교통·보건 등의 고령친화 환경은 나란히 0.743으로 나왔으며 가족관계, 회복탄력성 등을 따지는 사회적 안녕은 0.733이었다.
한 센터장은 “향후 이에 대한 변화를 관찰해 정책적 시사점을 도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권진희 건강보험연구원 장기요양연구실장은 “중고령자의 건강노화 실현의 정책개발에 많이 활용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