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미국 신용 등급 강등, 국고채 금리 급등을 소화하면서 2600선을 횡보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주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 공개에 따라 증시의 흐름이 결정될 전망이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주(19~23일) 코스피는 전주 대비 34.78포인트(1.32%) 하락한 2592.09에 마감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개인이 9955억 원 순매수한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3963억 원, 6562억 원씩 순매도했다. 외국인은 직전 주에 9758억 원어치를 사들였으나 지난주에는 매도 우위를 보였다.
28일(현지 시간) 미 증시 마감 후 발표되는 엔비디아의 1분기 실적은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의 방향성을 제시할 수 있는 만큼, 국내 반도체 업종 전반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다. 엔비디아의 이번 분기 매출 가이던스는 약 430억 달러로,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65% 증가한 수치다. 글로벌 투자은행(IB)는 1분기 엔비디아의 매출액을 440억 달러로 예상한 바 있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AI 빅테크 기업들의 1분기 실적이 전반적으로 양호했던 만큼, 엔비디아 역시 견조한 실적을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FOMC 회의록과 엔비디아 실적에 따라 외국인의 투자 방향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28일 공개될 예정인 회의록은 관세 부과 이후 연준 위원들의 경기 판단과 금리 인하 경로를 엿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파월 의장이 5월 회의에서 신중한 태도를 보인 만큼, 이번 회의록을 통해 연준이 관세 정책의 불확실성을 어떻게 해석했는지, 시장 악화 시 대응 여력을 어느 정도 확보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연내 두 차례 금리 인하 기대가 다소 약화된 가운데, 이번 회의록에선 통화정책 방향성 보다는 연준의 입장 변화에 대한 기대심리를 자극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음 달 대통령 선거가 다가오면서 증시 부양책에 대한 기대도 커질 수 있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22일 한국거래소를 찾아 “자본시장을 활성화하고, 공정하고 투명한 질서를 확립하고, 주주 보호를 통해서 대한민국의 자본시장을 밸류업(기업가치 제고)하겠다”고 밝혔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코스피 5000은 반드시 가야할 길”이라며 “주가지수가 4000, 5000을 넘어가면 투자자들의 재산이 늘고 국부도 증가한다”고 했다.
대선 후 주목받을 주식으로는 지주사와 저(低) 주가순자산비율(PBR) 종목이 꼽힌다. 한화투자증권은 상법 개정이 확정되면 △지배구조 관련 논란이 많은 기업 △경영권 분쟁 중인 기업 △내부거래 비중이 낮은 기업 △자사주 소각 가능성이 큰 기업 등이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했다. 관련 종목으로는 콜마홀딩스(024720), 영원무역홀딩스(009970), 사조산업(007160), 금호석유화학(011780), 고려아연(010130) 등이 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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