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전투비행단, 배틀 스테이션(전투 대기)!”
“배틀 스테이션, 확인했습니다.”
지난 21일 경기도 평택 소재 오산 공군기지의 한국항공우주작전본부(KAOC) 내 전투지휘소. ‘탑 다이스(top dais)’라고 불리는 이곳에서 박근형 공군 작전사령부 전투작전처장(대령)이 한반도 공중 위협을 상정한 훈련을 시연했다.
박 처장이 긴급하게 훈련 상황을 전파하고 비상 출격 명령을 하달하자 충남 공군 서산기지 비상 대기실에 있던 비상대기 조종사들이 KF-16 전투기가 계류돼 있는 격납고 방향으로 내달리기 시작했다. 이들은 주변국의 미식별 항적이 영공, 방공식별구역(KADIZ) 등에 진입했을 때 8분 이내에 전투기 탑승부터 이륙까지 마치게 돼 있는 ’8분 대기조’다.
박 처장 지시와 부대의 복명 복창이 오간 지 8초 후, 탑 다이스 전면부의 대형 모니터에 충남 서산 소재 20전투비행단의 KF-16 전투기 이글루(격납고)로 조종사·정비 대원들이 뛰어가는 모습이 실시간으로 보였다. 조종사들이 조종석에 앉아 출격 완비까지 걸린 시간은 2분 남짓. 실제 ‘상황’이 걸리면, 전투기를 띄워 공중 교신까지 약 10분 내에 마무리한다.
이날 공군은 한국형 3축 체계 가운데 한반도 미사일 공격을 방어하는 ‘KAMD 작전 지휘의 심장부’ KAOC를 언론에 처음으로 공개했다. KAOC는 중앙방공통제소(MCRC)와 한국형미사일방어체계(KAMD) 작전센터가 있는 한미 연합공중작전의 심장이다. 최근 북한이 전술핵 소형화와 함께 투발 플랫폼을 다양화하고 공대공 미사일 실사격 장면까지 공개하는 군사적 위협을 서슴치 않고 있어 그런지 KAOC 안에는 긴장감이 감돌고 있었다.
1980년 10월 전술항공통제본부(HTACC) 이름으로 창설된 KAOC는 1998년 전구항공통제본부 등 명칭 변경을 거쳐 2010년 12월부터 현재의 이름을 갖게 됐다. 한미 양국의 연합 감시 및 정찰 자산을 통합 운영하며 자유의 방패(FS), 쌍매훈련 등 각종 연합공중훈련을 지휘, 통제한다.
공군의 KAOC는 한반도 하늘을 촘촘히 들여다보는 ‘눈’ 역할을 한다. 한반도 전역과 동해 공역을 고정형·이동형 레이더와 공중조기경보통제기 등으로 샅샅이 훑는다.
KAOC 내엔 KADIZ 내 모든 항적을 탐지·통제·대응하는 임무는 중앙방공통제소(MCRC)가 맡는다. 공군 및 연합·합동 자산을 활용, 탐지자산의 포착범위 내에 있는 모든 비행물체를 탐지·식별해 공군 전력을 투입하고 대응하는 공군의 핵심 지휘통제 기구다. 오산기지엔 1MCRC가, 대구기지엔 2MCRC가 가동되고 있다. ‘하늘을 지키는 잠들지 않는 눈’이라는 슬로건처럼 24시간 중단없는 임무 수행을 위해 5개 통제대가 4교대 근무를 수행하고 있다.
MCRC는 크게 △공중감시팀 △식별팀 △무기운영팀으로 나뉜다. 공중감시팀이 탐지 자산이 파악한 레이다 자료를 분석해 항적을 판단하고 식별팀에서 해당 항적을 남긴 비행체의 국적, 종류, 비행 목적을 파악한다. 분석 정보를 기반으로 무기 운영팀은 항적 분리 업무 및 전력 대응 업무를 실시하는 방식으로 공조가 이뤄진다.
잠들지 않고 24시간 업무를 수행하는 MCRC는 5개의 통제대가 4교대 근무를 수행하는 체제로 운영된다. 1·2 MCRC는 상호 연동돼 공중 상황 및 체계 운영 정보를 동시에 관리하며, 전쟁 수행 플랫폼 및 무기 체계와의 연동도 실시간으로 진행한다.
한국형미사일방어(KAMD) 작전센터의 탄도미사일 정보도 송·수신하고 즉각 대응할 수 있다. 또 전술데이터링크를 통해 천궁, 패트리어트 등 지대공 미사일과 F-15K, KF-16 전투기 등 다양한 무기체계와 연동시킴으로써 공중 상황 정보를 송·수신한다.
특히 탐지한 미사일 비행궤적을 역산, 예상 발사지점을 카운터탄도미사일(CBM) 작전상황실에 전송하면 상황실은 가용한 연합 항공 자산에 공격 명령을 하달해 적의 이동식 발사대(TEL) 등을 조기 무력화시키는 역할까지 책임지고 있다. 공군은 향후 L-SAM, M-SAM 블록 Ⅲ 등을 차례로 확보해 미사일 방어 능력을 강화할 예정이다.
한반도 전구(KTO) 내 미사일 방어 작전을 총괄하는 지휘 통제 기구인 한국형미사일방어(KAMD) 작전센터도 이날 전격 공개했다. 2023년 7월 탄도탄작전통제소(KTMO-Cell)가 성능 개량을 통해 명칭을 바꾼 뒤론 외부에 처음 공개되는 것이다. 미측 조기경보위성, 공군 우주미사일대대의 레이더 자산, 해군 이지스구축함이 잡아낸 미사일 항적 정보가 총집결한다.
각종 레이더 정보가 취합되는 대형 스크린을 앞에 두고 장병들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다. 공군은 공식 확인을 해주지 않았지만 KAMD 작전센터는 최근 성능 개선을 통해 기존에 비해 미사일 항적 탐지 거리 등 작전 능력이 두 배 향상됐다.
공군 미사일감시대와 이지스함, 조기경보위성 등 탐지체계에서 탄도미사일을 탐지하는 즉시 이곳으로 정보가 종합되고, KAMD 작전센터는 예상 낙하지점을 산출해 각 군과 민간에 경보를 전파한다. KAMD 작전센터는 이후 탄도미사일 정보를 미사일방어포대로 전송하고, 예상 낙탄 지역에 위치한 포대는 천궁-Ⅱ, 패트리엇 등 지대공 미사일을 발사해 적 탄도미사일을 요격한다.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할 경우 통상 발사 이후 3분 내 수도권에, 7∼8분 내 부산까지 도달한다고 한다. 이 때문에 신속한 미사일 탐지와 대응이 필수적이다. KAMD 작전센터는 5조 4교대로 365일 24시간 동안 북한의 미사일 위협을 감시하고 있다.
북한은 최근 10년 동안 100여회에 걸쳐 200여발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는데, KAMD 작전센터는 북한이 발사한 모든 탄도미사일을 탐지하는 데 성공했다고 한다.
KAMD 작전센터 역시 5조 4교대로 365일 24시간 동안 북한의 미사일 위협을 감시하고 있다. 북한은 최근 10년 동안 100여회에 걸쳐 200여발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는데, KAMD 작전센터는 북한이 발사한 모든 탄도미사일을 탐지하는 데 성공했다고 한다.
김승한 항공우주작전본부장(준장)은 “이곳 오산기지는 한미동맹의 중심이며, 특히 KAOC는 연합 전력과 항공작전 운용의 심장부”라며 “우리 장병들은 핵미사일 도발에 대응하는 한국형 3축 체계의 중심이라는 각오로 임무에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