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마이크로소프트의 데이터센터 임대 계약 조정 이슈로 인공지능(AI) 투자 축소 우려가 제기된 바 있다. 다만 1분기 실적 발표에서 주요 빅테크 기업들이 여전히 공격적인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 기조를 유지한다고 언급함에 따라 이러한 우려는 점차 해소되고 있다. AI 인프라 투자 모멘텀이 재차 확산되는 것이다. AI 산업은 여전히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고 미국, 중국, 유럽 등 국가 차원에서 AI 개발 경쟁 역시 확대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AI 인프라 관련 투자 기회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판단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향후 AI 개발에 필요한 클라우드 인프라 서비스 성장이 기대되는 오라클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오라클은 기업용 소프트웨어(SW) 및 클라우드 인프라 서비스를 제공한다. 오라클의 사업은 클라우드 부문 84%, 하드웨어 6%, 서비스 10%로 구성된다. 클라우드 사업은 전사적 자원 관리(ERP), 인적 자본 관리(HCM), 공급망 관리(SCM)와 같은 다양한 SW를 포함하고 있다. 오라클은 또 2016년 클라우드 인프라 서비스 ‘OCI(Oracle Cloud Infrastructure)’를 출시해 고객들에게 ‘IaaS(Infrastructure as a Service)’ 방식으로 컴퓨팅 역량을 제공하고 있다. OCI는 주요 경쟁 서비스 대비 높은 가격 경쟁력을 보유해 매 분기마다 메타, 오픈AI 등 신규 고객이 확대되고 있다. 매출은 매년 40% 이상 성장하는 추세다.
오라클은 미국 최대 AI 인프라 투자 프로젝트인 ‘스타게이트’의 수혜로 향후 외형 성장이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스타게이트는 오픈AI의 범용인공지능(AGI) 개발을 목적으로 5년간 약 5000억 달러를 투자하는 프로젝트다. 오라클은 이 과정에서 오픈AI에 클라우드 인프라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현재 텍사스에서 첫 번째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올해 말 완공 목표로 건설 중이다. 매출액 성장률은 이러한 자본지출 투자가 실적에 본격적으로 반영되는 내년부터 매년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AI 에이전트 확산에 따른 DBMS(Database Management System) 실적 증가 역시 기대된다. 최근 미국에서는 많은 기업들이 생산성 향상을 목표로 기존에 사람이 하던 업무를 AI 에이전트로 대체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그리고 기업 입장에서 이러한 AI 에이전트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필요한 정보를 저장하고, 처리하는 DBMS에 대한 수요가 구조적으로 증가할 수밖에 없다. 오라클은 과거부터 DBMS 부문의 강자였다. 관련 데이터베이스 사용량 증가에 따른 실적 수혜 역시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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