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경기 침체 장기화와 고환율 여파로 사상 최악의 1분기 성적표를 받아들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임에도 시멘트 업계 주가는 되레 상승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주가상승의 배경은 코 앞으로 다가온 대선을 앞두고 유력 후보들이 ‘공급확대’를 강조하고 있는 만큼 전방산업인 건설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 때문으로 분석된다. 다만 전문가들은 원자재 가격 인상과, 인건비 상승 등을 고려할 때 공공주도로 건설경기 침체를 극복하기 어려워 시멘트 업계 전망을 부정적으로 내다봤다.
한일시멘트(300720)와 아세아 시멘트, 삼표시멘트(038500)는 부동산 공급 확대에 대한 기대감으로 한 달 사이 주가가 상승했다.
이들 기업의 주가 상승은 21대 대선 후보들이 모두 부동산 공급 확대를 강조하고 있는 영향이 크다. 누가 대권을 잡든지 차기 정부는 내수경기 부양을 위해 재건축·재개발 등 건설경기 활성화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 주가는 재건축·재개발 사업이 집중될 수도권 인근에 사업장을 두고 있는지 여부 등으로 희비가 엇갈린 것으로 추정된다.
시멘트 업계 한 관계자는 “전방산업인 건설경기 악화로 올해 시멘트사들의 실적이 모두 저조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재건축·재개발이 본격화할 경우 지리적으로 이점이 있는 기업이 투자자의 선호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주가가 5.28% 오른 한일시멘트로 인천과 부천, 여주 등 수도권 일대에 사업장이 몰려있다. 역시 서울과 수원, 용인에 공장이 있는 아세아시멘트(183190)도 10.71% 주가가 뛰었다. 수색과 의왕에 공장을 보유한 성신양회(004980)는 행정수도 이전 이슈로 세종시 공장까지 부각되며 주가가 급등했지만 최근 4.75% 주가가 떨어졌다.
주가가 상승세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대선 이후에도 건설경기 부진이 계속 이어지면서 시멘트 업계의 보릿고개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시멘트협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시멘트 내수가 전년 동기 대비 21.8% 급감한 812만 톤에 그쳤다고 19일 발표한 바 있다. 이는 최근 5년 동안 1분기 내수 판매중 가장 낮은 수치다. 2023년 1201만 톤을 정점으로 2년만에 무려 32.4%(389만톤) 감소한 수치다.
한국은행은 2월 올해 건설 투자 전망치를 지난해 11월 전망치(-1.3%)보다 1.5%포인트 낮춘 -2.8%로 내린 바 있다. 내년 전망치도 기존 2.7%에서 2.5%로 낮춰 잡았다.
박세라 신영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국내 또는 해외에서 건설 경기가 반등하는 것을 느끼게 할 할 수주가 나와야 한다”며 “국내에서는 압구정과 은마아파트 등 굵직한 정비사업의 시공사 선정 및 공항 및 LNG, 대규모 인프라 수주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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