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와 퀄컴·AMD 등이 참가하는 아시아 최대 정보기술(IT) 전시회가 20일 대만의 수도 타이베이에서 막을 올린다. 인공지능(AI) 혁명에 전 세계가 뛰어들면서 각광받고 있는 행사인 만큼 올해는 AI 발전으로 덩달아 기술 혁신이 빠르게 진행 중인 로보틱스와 모빌리티 산업에서도 최신 기술과 혁신 사례 등이 소개될 예정이다. SK하이닉스(000660)와 삼성디스플레이 등 한국 최고의 IT 제조 기업들도 이번 전시에 참여해 글로벌 빅테크와 잠재 고객 및 소비자들을 만난다.
20일 대만 타이베이 난강전시관에서 개막하는 컴퓨텍스 2025의 전시 슬로건은 ‘AI 넥스트’로 주요 테마는 AI와 로보틱스, 차세대 기술, 미래 모빌리티다. 3대 테마를 기반으로 전 세계 34개국에서 참여한 1400여 개 IT 기업들이 4800여 개의 부스를 연다.
컴퓨텍스는 컴퓨터 주변장치 및 부품을 전시하는 행사로 시작했지만 2022년 챗GPT 출시로 AI 혁명이 본격화하자 아시아 최대 AI 인프라 전시회로 주목받고 있다. 고성능 AI 컴퓨팅을 가능하게 하는 서버 시스템을 만들 때 필요한 주요 공급망에 대만 기업들인 TSMC와 콴타컴퓨터·기가바이트·벤텍 등이 포진해 있어 이들이 주축인 컴퓨텍스에 대한 관심 또한 높아졌기 때문이다. 올해 역시 대만과 주요 글로벌 기업들이 신기술을 선보일 예정이다.
아울러 IT와 AI 업계 거물들이 기조연설을 맡아 컴퓨팅 기술의 미래를 먼저 접할 수 있다. 글로벌 AI 시장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19일 기조연설의 포문을 연다. 대만 출신인 그의 기조연설에는 매년 수천 명의 인파가 몰려 강연장 열기가 유명 가수의 콘서트를 방불케 할 정도다.
황 CEO는 이번 연설에서 AI 기술의 발전 양상과 다양한 AI 응용 분야, 자사 제품 로드맵 등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21일 기자 간담회도 진행할 예정이어서 삼성전자·SK하이닉스와의 고성능 그래픽메모리(GDDR), 고대역폭메모리(HBM) 협력과 관련한 최신 상황을 언급할지 주목된다.
앞서 황 CEO는 16일(현지 시간) 타이베이에 도착해 대만의 반도체 구루들과 활발한 네트워킹에 나서 가는 곳마다 화제를 몰고 다니고 있다. 그는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기업인 TSMC를 이끌고 있는 웨이저자 회장 등 30여 명의 대만 IT 기업인들을 17일 만나 만찬을 함께했다.
그는 그러면서 현지 기자들을 만나 대만 반도체 기업의 기술 경쟁력을 한껏 치켜세웠다. 황 CEO는 “이번 만찬은 블랙웰 시스템의 성공적인 양산을 축하하는 자리”라며 “TSMC는 최선을 다해 첨단기술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했고, 이것은 AI 산업 발전에도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올해 3월 인텔 수장으로 새로 선임된 화교 출신의 립부 탄 CEO 역시 컴퓨텍스를 찾는다. 컴퓨텍스 개막 전 탄 CEO는 인텔의 대만 진출 40주년 기념행사에 주요 임원진과 참석한 후 전시 부스를 살펴볼 예정이다. 그가 황 CEO나 웨이 회장 등 주요 기업인들을 두루 만날 가능성도 점쳐진다.
미국의 또 다른 반도체 설계 강자인 AMD의 수장 리사 수 CEO는 올해 행사장을 찾지는 않을 계획으로 전해졌으나 잭 후인 수석 부사장이 기자 간담회를 열고 회사의 고성능 컴퓨팅과 AI 제품 포트폴리오 등을 소개할 계획이다.
아울러 크리스티아누 아몽 퀄컴 회장이 기조연설을 통해 ‘스냅드래곤 X 시리즈’ 플랫폼의 성과를 발표하고 폭스콘과 미디어텍·NXP의 기조연설 또한 예정돼 있다. 생성형 AI, 로보틱스, 에지 AI 등을 주제로 한 별도 포럼도 마련됐다. 류양웨이 폭스콘 회장, 릭 차이 미디어텍 CEO 등 중화권을 대표하는 IT 기업의 수장들도 연설 무대에 오를 예정이다.
국내 기업들 역시 대거 부스를 연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HBM, 그래픽D램(GDDR) 등 첨단 AI 메모리 기술력을 선보인다. 연내 공개할 6세대 HBM(HBM4)을 TSMC와 협력하고 있는 만큼 대만에서 양 사의 끈끈한 동맹 관계를 과시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컴퓨텍스에 처음 전시 부스를 차리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불참하기로 했다. 대신 자회사인 삼성디스플레이가 컴퓨텍스에 처음으로 참가해 부스를 마련하고 IT용 디스플레이 기술과 솔루션을 소개한다. 이와 함께 딥엑스·모빌린트·파두(440110)·하이퍼엑셀 등 한국 AI 기술기업들이 현지 참관객들을 맞이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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