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161390)가 미국의 관세 부과와 원재료값 상승으로 이익이 줄어들 우려에도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해 향후 3년간 순이익의 20%를 배당하는 정책을 유지하기로 했다. 올해 1조 원 수준의 순이익이 예상되는 한국타이어는 배당으로만 약 2000억 원을 주주들에게 돌려줄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타이어의 한 핵심 관계자는 18일 “중기 배당정책이 확정되지 않았지만 현행 수준에서 후퇴하지는 않고 유지하는 방향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타이어는 주주가치 제고에 “힘을 쏟자”는 조현범 한국앤컴퍼니(000240)그룹 회장의 의지에 따라 2023년 2월 순이익(일회성 비경상손익 제외)의 20% 수준을 주주에게 환원하는 것을 지향한다는 내용의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중기 배당정책(2022~2024사업연도)’을 발표한 바 있다.
중기 배당정책을 발표한 후 한국타이어의 배당금은 실제로 매년 큰 폭으로 증가했다. 1주당 현금 배당금은 2021년 700원이었지만 2022년 800원, 2023년에는 1300원, 지난해에는 2000원까지 빠르게 늘었다. 배당 총액 역시 같은 기간 854억 원에서 2439억 원으로 3배가량 급증했다. 배당수익률도 2021년 1.7%에서 지난해 5.2%까지 치솟았다.
올 초에도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한국타이어가 배당 확대 계획을 지켰지만 금융투자 업계에서는 미국의 관세 때문에 한국타이어의 올해 배당성향이 후진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한국타이어는 지난해 북미 매출 2조 3400억 원 중 75%인 1조 7550억 원을 미국 이외 국가에서 생산해 수출했다.
대미 수출 물량의 절반은 인도네시아 공장에서 생산하는데 기존 관세율은 4%에 그쳤지만 이달 들어 25% 관세가 부과돼 한국타이어는 지난해 미국 판매량을 기준으로 수입 업체와 1840억 원의 관세를 더 부담해야 한다. 여기에 타이어의 핵심 원자재인 천연고무와 합성고무 가격이 지난해에 이어 올 들어서도 오름세를 지속해 수익성 훼손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한국타이어의 또 다른 관계자는 “경영 환경은 어렵지만 주주가치를 우선한다는 방침은 유효하다”면서 “조만간 ‘2025~2027년 중기 배당정책’을 경영진이 이사회와 협의해 최종 확정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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