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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리포트 1000건 중 '매도 의견' 딱 1건…고객사 눈치에 침묵[마켓시그널]

매수나 적극매수가 93% 이상

상장사가 고객이라 이해 상충

"중개·리서치 수수료 분리해야"

사진=자본시장연구원 제공




국내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매도하라’는 의견을 낸 주식 리포트는 1000건 당 한 건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잠재적 고객이 될 수 있는 상장사나 기관투자자 등 눈치를 보느라 부정적인 의견을 좀처럼 내기 힘들다는 분석이다.

23일 자본시장연구원이 발간한 ‘애널리스트의 낙관적 편향’ 보고서 따르면 2020년부터 2024년까지 5년간 발표된 국내 애널리스트 보고서의 투자의견을 집계한 결과 '매수'와 '적극매수' 의견이 차지하는 비중이 전체의 93.1%에 이르렀다.

'매도' 의견은 0.1%에 불과했다. 리포트 1000건 중 매도 의견은 1건 꼴로 나오는 셈이다. 나머지 6.8% ‘중립’ 등 기타 의견이다. 한번 제시한 투자의견을 바꾸는 데도 소극적이어서 투자의견 변경 건수는 전체의 2.5%에 그쳤다.

이 같은 현상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2000~2009년에는 투자의견에서 '매수'와 '적극매수'가 차지하는 비중이 67.3% 수준이었는데, 2010∼2019년 사이에는 89.6%로 치솟았고, 급기야 2020년대부터는 90% 초반대로 올라섰다는 것이다.

투자의견이 매수 일색이 되는 가장 큰 원인으로는 이해상충 가능성이 지목됐다. 증권사 직원으로서 수익 창출 압박에서 벗어날 수 없는 까닭에 투자은행(IB) 업무의 고객이 될 수 있는 상장사 및 기관투자자가 보유한 주식에 부정적 의견을 내기 힘들다는 이야기다.



김준석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내에선 이런 이해상충 요소 중 중개업무와 관련된 요소가 강하게 작용할 것으로 평가된다"면서 "애널리스트에 대한 보상은 대부분 기관투자자 증개업무 담당 부문에서 나오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기관투자자 대상 세미나 등 중개업무 지원활동이 애널리스트 성과평가에 중요하게 반영되고, 경력에 큰 영향을 미치는 '베스트 애널리스트' 선정도 기관투자자 평가에 좌우되는 현실이 객관적인 분석을 내놓기 어렵게 한다는 것이다.

김 연구위원은 "애널리스트 한 명이 담당하는 종목이 많아질수록 매수의견 제시 확률이 높아지고 예측오차도 증가한다"면서 상장사 분석보고서를 발간하는 증권사가 10년새 36개사에서 30개사로 감소한 현실도 이러한 결과에 일부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평가했다.

그는 "자본시장 인프라의 한 축으로서 기업성과를 분석·예측하고 기업경영을 감시하는 애널리스트의 신뢰성 저하와 영향력 감소는 결코 바람직한 현상이 아니다"라면서 "중개수수료와 리서치 수수료를 분리하는 등 정책 대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증권사 리포트 1000건 중 '매도 의견' 딱 1건…고객사 눈치에 침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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