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방문 관광객이 갈수록 줄고 있다. 비계 삼겹살 논란에 이어, 최근 벚꽃시즌에는 순대 6조각 2만5000원 바가지 논란까지 가세하면서 설상가상이다.
한국은행 제주본부가 최근 발표한 실물경제 동향에 따르면 4월 제주 방문 관광객 수는 전년 대비 10만 7000명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달 1일부터 13일까지도 9000명 감소해 하락 폭은 다소 줄었지만 회복세라 보기에는 어렵다. 이는 수학여행 수요에 맞춘 임시편 증편(4월 106편 → 133편), 제주항공의 감편 정상화 등 일시적 요인이 반영된 결과로 분석되고 있다.
특히 내국인 개별 관광객 수는 전년 대비 15만 9000명이나 줄었다. 제주공항 국내선 운항 편수도 여전히 전년보다 168편 적으며, 크루즈 입항은 4월에도 전년과 동일한 수준에 그쳤다.
관광객 수 감소만큼이나 관광 소비도 위축됐다. 3월 기준 제주 지역의 신용카드 사용액은 전년 동기 대비 23.7% 감소했으며 숙박·음식업 생산지수는 9.9%, 예술·레저 분야는 19.0%나 하락했다.
최근 일부 제주행 국내선 항공권은 항공운임이 5000원 안팎까지 떨어졌다. 실제 에어서울은 평일 김포~제주 노선을 5000원까지 할인 판매하고 유류할증료와 공항이용료를 더해도 1만9300원이다. 제주항공도 8900원짜리 항공권이 등장했다. 운임만 놓고 보면 커피 한 잔 보다 저렴한 가격이다.
누구나 한 번쯤 떠날 만한 조건이지만 이마저도 수요를 자극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제주도는 내국의 발길을 잡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제주도는 이번 여름 휴가 기간을 맞이해 도내 12개 해수욕장의 대여료는 파라솔 2만원, 평상 3만원으로 통일했다. 이에 대해 제주도는 이용객 편의 증진과 합리적 가격의 제주관광 이미지 강화를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또 바가지 가격이 끊이지 않자 도는 전국 평균보다 비싸다고 평가받는 갈치, 삼겹살, 김치찌개, 짜장면, 칼국수 등 주요 외식품목의 가격 개선에 나섰다. 이를 위해 1인 메뉴 개발, 주문단위별 적정가격 제시, 음식점 외부 대표 메뉴가격 표시, 저렴한 현지맛집 정보 제공 등을 추진한다. 동참업체에는 착한가격업소 추천 및 인센티브를 지원할 계획이다. 축제장 바가지요금 논란 해소를 위해서는 행정에서 참여업체와 음식가격 사전 협의 및 바가지요금신고센터를 운영하고, 입점업체에는 메뉴판에 음식견본 이미지 및 모형 비치를 권고한다. 관광협회는 행사장 내 관광불편신고센터를 지원해 문제 발생 시 즉각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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