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후보와 혈연·지연·학연으로 묶이며 급등한 정치 테마주의 고점은 선거 직전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통령 당선 이후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되면서 급등했지만 오히려 선거가 끝나면서 급락했다. 이 같은 정치 테마주의 하락 폭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커지는 경향도 보였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윤석열·문재인·박근혜 전 대통령의 테마주는 대통령 선거 직후 내림세를 기록했다. 윤 전 대통령의 테마주 NE능률(053290)은 대통령 선거 다음 날인 2022년 3월 10일 30원(0.33%) 올라 9070원을 기록한 다음 740원(8.16%), 470원(5.64%), 60원(0.76%)씩 3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문 전 대통령의 테마주인 우리들휴브레인(현 메타케어(118000))은 대선 다음 날인 2017년 5월 10일 935원(19.34%) 폭락한 후 240원(6.15%), 70원(1.91%), 250원(6.96%), 30원(0.90%) 내리며 5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박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선거가 실시돼 당선 가능성이 컸기 때문에 즉시 하락한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박 전 대통령의 테마주 EG(037370)는 선거일인 2012년 12월 19일 다음 날 14.97% 급등했다. 다만 4거래일 뒤 주가는 대선 직전과 유사한 수준으로 내려왔다.
이 종목들은 친소 관계에 따라 테마주로 분류됐다. NE능률은 모회사인 HY의 윤호중 회장이 윤 전 대통령과 같은 파평 윤씨 종친이라는 이유에서 테마주로 꼽혔다. 우리들휴브레인의 경우 노무현 전 대통령의 허리 디스크 수술을 맡은 이상호 우리들병원장의 부인 김수경 씨가 대주주로 알려지면서 유명세를 탔다. EG는 박 전 대통령의 동생인 박지만 회장이 최대주주로 있어 부각됐다.
정치 테마주는 실적 등 기업의 본질 가치와 무관하게 주가가 움직여 큰 손실을 볼 수 있다. 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정치 테마주의 평균 영업이익은 36억 원, 코스닥 테마주의 영업이익은 5억 원이다. 시장 평균치가 1506억 원, 51억 원인 점을 고려하면 각각 2%, 10% 수준이다. 코스피 정치 테마주의 평균 매출액은 3317억 원, 코스닥은 590억 원으로 시장 평균치(2조 2290억 원, 1214억 원)에 비해 크게 낮았다.
6월 3일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대선 테마주의 변동성은 더욱 극심해지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테마주인 상지건설(042940)은 연초 4755원에서 이날 4만 4700원에 마감하며 올해 들어 840.06% 상승했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 테마주인 평화홀딩스(010770)는 같은 기간 2525원에서 1만 3070원까지 417.62% 올랐다. 상지건설은 전 사외이사인 임무영 전 정부기획비서관이 과거 이 후보 선거 캠프에 합류한 이력이 있어 테마주로 분류됐다. 평화홀딩스 자회사 엘리먼트식스의 소재는 김 후보의 고향인 경북 영천으로 같은데, 이에 시장에서 김 후보의 테마주로 인식되고 있다. 거래소 관계자는 “정치 테마주는 정치 뉴스나 여론조사 결과 또는 테마 소멸로 주가가 일시에 급락할 수 있어 큰 손실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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