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조기 대선 후보들이 ‘가상자산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도입 공약을 앞다퉈 제시하며 가상자산 투자자들의 표심 잡기에 나섰다. 해외와 달리 가상자산 선물 ETF에만 투자할 수 있는 개인투자자들은 변동성이 큰 장세에서도 해외 상장 선물 ETF에 뭉칫돈을 넣고 있다.
13일 코스콤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더리움 레버리지 ETF인 ‘2X ETHER’ 수익률은 -62.20%로 급락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을 전후해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위험자산을 회피하려는 심리의 영향으로 이더리움 가격이 떨어지자 일일 수익률을 2배 추종하는 해당 상품도 하락세를 면하지 못한 것이다.
국내 개인투자자들은 이 기간 해당 상품을 2억 6660만 달러(약 3797억 원) 순매수했다. 이는 해외 주식 순매수 12위 규모다. 반면 비트코인 선물형 ETF는 상대적으로 우수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서 거래되는 비트코인 선물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프로셰어스 비트코인 스트래티지(BITO)’의 같은 기간 수익률은 6.37%로 나타났다.
유력 대선 후보자들이 일제히 가상자산 현물 ETF 공약을 들고나오면서 자산운용 업계와 투자자 사이에서는 기대감이 흘러나온다. 국내 투자자들은 현재 해외시장에 상장된 가상자산 선물 ETF에만 투자할 수 있다. 한 자산운용 업계 관계자는 “유력 대선 후보들이 모두 공약으로 내건 상황에서 업계에서는 내년께 가상자산 현물 ETF가 국내에서도 나올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가상자산 선·현물 ETF 출시가 가능해지면 해외로 빠져나간 자금이 국내 자산운용 업계로 유입될 것이라는 긍정적인 관측도 나온다.
여기에 더해 최근 비트코인 가격이 다시 10만 달러를 넘어서면서 이 같은 기대감에 힘을 싣고 있다. 코인마켓캡의 ‘가상자산 공포 및 탐욕 지수’에 따른 가상자산 시장 심리 단계는 73점으로 ‘탐욕’ 단계를 유지했다. 해당 지수는 제로(0)에 가까워지면 시장이 극도의 공포 상태로 투자자들이 과매도를 하며 100에 가까워지면 시장이 탐욕에 빠져 시장 조정 가능성이 있음을 의미한다.
한편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산하 디지털자산위원회를 정식 출범했다. 이재명 대선 후보가 제시한 디지털 경제 도약을 골자로 스테이블코인·가상자산 현물 ETF 등 디지털 자산 정책을 담당하는 조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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