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서울외환시장은 장중 변동성이 20원 가까이 나는 등 롤러코스터 장세를 연출했다. 달러화 강세와 위안화 약세가 맞물린 가운데 수출 업체들의 달러 매도 추정에 환율이 급등락을 거듭한 영향이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3.4원 오른 1400.0원에 주간 거래를 마쳤다. 장중 고점과 저점의 차이가 17원 가량으로 변동폭이 매우 컸다.
간밤 미국과 영국의 무역 협정 체결 소식이 글로벌 달러 강세를 부추기면서 오전 환율을 끌어올렸다. 환율은 8.2원 오른 1404.8원에 출발한 뒤 상승 폭을 키우다 장중 1415.1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오후 12시 넘어서는 1398.0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위재현 NH선물 연구원은 “최근 환율 급락을 경험한 기업들이 이날 환율이 조금이라도 올랐을 때 ‘달러를 팔자’라는 심리가 작용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향후 환율은 상방, 하방이 모두 열려 있는 혼재된 상황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평가다. 앞서 6~7일(현지시간)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 상반기 미국의 금리 인하가 어려울 것으로 확인되면서 당분간 달러 강세가 이어질 공산이 크다.
그러나 아시아 국가들이 자국 통화 절상을 용인할 수 있다는 경계감이 지속된다면 환율 급락장이 재현될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위 연구원은 “FOMC에서 미국 경기에 대한 우려가 불식된 만큼 달러는 강세 방향으로 움직일 여지가 있다”면서도 “그러나 미국과 아시아 국가 간 환율 협상에 대한 소식이 나올 때 마다 ‘달러가 곧 떨어질 것’이라는 기대가 커질 수 있어 환율 하단은 크게 열려 있다고 봐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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