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정치 지형의 불확실성이 극대화하는 가운데 증시는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국내외 증권 업계에서는 다시금 불거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사법 리스크와 경제부총리 부재에도 시장 변동성은 일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이달 들어 미국과 중국 간의 관세 협상이 시작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는 만큼 향후 증시 반등도 기대해볼 수 있다는 긍정적 전망도 나온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휴 전날인 2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3.18포인트(0.12%) 오른 2559.79에 장을 마감했다. 개인과 외국인이 각각 2144억 원, 1704억 원어치 순매도했지만 기관이 3000억 원 넘게 사들이며 상승 마감했다.
이 후보로 촉발된 시장 변동성이 단기간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홍콩계 증권사 CLSA는 2일 ‘폴리티컬 K드라마(Political K-Drama)’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이 후보의 사건이 파기환송되면서 6월 3일 예정된 대선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졌다”며 “현재 시점에서는 변수가 너무 많아 예측이 어렵기 때문에 시장은 단기적으로 변동성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CLSA는 또 “수출이 여전히 약하고 관세 이슈가 경제에 부담을 주고 있다”며 “민주당과 국민의힘 중 누가 대선에서 승리하든 올해 하반기에는 정부 지출 확대를 통해 경기 부양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염승환 LS증권 이사도 “12·3 계엄 사태 때만큼 변동성이 악화되지 않고 일부 정치 테마주들 위주로 일시적인 흐름에 그칠 것”이라며 “본격적인 대선 시즌을 앞두고 경제 활성화 정책이 나온다면 시장이 견조한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고 짚었다.
증권사들이 제시한 이달 코스피 예상 등락 범위(밴드)는 2250∼2750선이다. 정치적 불안정성이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뿐더러 공매도 재개, 관세 공포 등 지난달 증시를 억눌렀던 요인들이 정점을 지났단 분석이다. 여기에 더해 미국과 중국 간의 관세 협상이 시작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2일(현지 시간)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39% 오른 4만 1317.43에 거래를 마쳤다. S&P500 지수도 1.47% 오른 5686.68을 기록했다.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미국 측이 최근 관계 부서를 통해 중국과 대화하기를 희망한다는 메시지를 여러 차례 보내왔다”며 “(미국 측) 요구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특히 미국 빅테크 기업들이 깜짝 호실적을 기록한 가운데 인공지능(AI) 수요 증가에 맞춰 관련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명확히 하면서 기술주는 더욱 강세를 보이고 있다. 같은 날 나스닥 지수는 1.51% 오른 1만 7977.73으로 장을 마감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하반기로 예상됐던 조정이 트럼프발 관세 충격을 반영하며 이른 시점에 강하게 발생했다”며 “실적발표 기간과 맞물려 중국 경기 회복, 한국 기업 실적호조 등 펀더멘털 동력이 유입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도 “관세가 새로운 돌발 변수, 예측 불가능한 악재를 생성시키지 않는 한 4월 초가 사실상의 올해 저점으로 보는 것이 적절하다”며 “분할매수 관점에서는 관세 리스크로 주가 조정 압력에 빈번하게 노출된 반도체, 자동차, 바이오 등을 눈여겨볼 만하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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