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관세 폭탄을 주고받고 있는 중국이 미국 측의 대화 제안에 응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나타내 주목된다. 다만 미국에서는 중국 측이 먼저 대화를 요청했다고 주장하는 등 자존심을 내세운 기싸움이 펼쳐지는 양상이다.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2일 미국과의 협상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여러 경로를 통해 미국이 적극적으로 협상 의사를 전달해왔으며 중국은 이에 대해 평가를 진행하는 중”이라고 답했다. 중국 정부 차원에서 미국과의 대화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날 중국중앙TV(CCTV) 계열의 소셜미디어 계정 ‘위위안탄톈’이 미국 측에서 최근 다양한 경로를 통해 중국 측에 적극적으로 접촉해 협상을 희망하고 있다고 전한 것을 상무부가 공식 확인해준 셈이다. 다만 미국의 태도 변화가 우선돼야 한다는 기존 입장도 재확인했다.
대변인은 “미국 측이 대화하고 싶다면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고 일방적인 관세 부과를 철회하는 등 성의를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이 강조하고 싶은 것은 모든 대화나 회담에서 미국 측이 잘못된 일방적 관세 조치를 수정하지 않는다면, 이는 미국이 전혀 성의가 없는 것이고 양측의 상호 신뢰를 더욱 훼손할 것이라는 점”이라고 덧붙였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1일(현지 시간)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무역 갈등과 관련해 중국과 물밑 협상이 진행되고 있느냐는 질문에 “(중국 측이) 접근하고 있다. 그들은 (미국을) 만나고, 회담하고 싶어한다”고 밝혔다. 루비오 장관은 중국의 요구에 응하기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면서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이 그런 노력에 참여하고 있다. 곧 회담이 열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군 기밀이 유출된 이른바 ‘시그널 사건’의 책임을 물어 마이크 왈츠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유엔 주재 대사로 전보 조치하고 앨릭스 웡 부차관보를 해임한 것도 중국과의 협상에 대비한 사전 정지 작업의 일환이라고 일본 닛케이아시아가 보도했다. 매체는 “두 사람 모두 백악관 내에서 대표적인 ‘중국 매파’로 분류됐던 만큼 중국에 유화적 신호를 보낸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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