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관세 부과에 따른 수출 피해 우려로 국내 대형 업종 주가가 부진한 가운데 액티브 상장지수펀드(ETF)가 패시브 상품 대비 우수한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반도체·자동차 등 기존 주도주를 대신할 조선·방산 업종 등이 떠오르며 종목 편·출입과 비중 조정이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액티브형 ETF의 강점이 부각되는 모습이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를 기초지수로 추종하는 액티브 ETF인 ‘TIMEFOLIO 코스피액티브’는 올 들어 9.20%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올해 코스피 상승률(6.55%)은 물론 코스피 내에서도 시가총액 상위 100종목을 선별해 만든 지수를 추종하는 ‘KODEX 코스피100’ ETF의 수익률(6.89%)을 웃도는 성과다.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현대차(005380) 등 대형 업종의 편입 비중을 낮추고 최근 주가가 고공 행진 중인 한화그룹주의 종목 편입 비중을 높인 덕이다.
세부적으로 보면 대형주 편입 비중이 높을수록 수익률은 상대적으로 떨어졌다. 코스피 상위 50종목으로 구성된 지수를 추종하는 ‘PLUS 코스피50’ ETF는 올 들어 5.59%에 수익률을 올리는 데 그쳤다. 해당 ETF의 경우 국내 시가총액 1·2위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합친 편입 비중만 거의 40%에 달했다.
금융정보 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기준 3개월 평균 시가총액 1~100위에 해당하는 국내 대형주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4.13%다. 같은 기간 9.37%의 수익률을 기록한 중형주(시가총액 101~300위)에 비해 밀리는 모습이다.
당분간 액티브 ETF의 강세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시장 전문가들은 미국이 제시한 관세 부과 유예 종료 시점인 올 7월 8일까지는 변동 장세가 이어지며 대형 업종들의 주가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조선·방산 업종이 주도주 지위를 견고하게 유지하며 중국 상황에 따라 엔터·화장품 등 일부 업종이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설명이다. 김종민 삼성증권 수석연구원은 “국내 증시는 미국 관세 정책 향방에 따라 급등락을 반복할 수 있다”며 “시장 방향성이 명확하지 않은 지금 시점에서는 지수보다는 주도주 중심의 전술 대응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액티브 ETF보다 운용이 더 자유로운 국내 주식형 공모펀드도 올해 강세를 보이고 있다. 펀드스퀘어에 따르면 국내 주식형 공모펀드 3129개의 올 평균 수익률은 8.49%로 수익률 기준 전체 유형 중 1위를 차지했다. 2위에 해당하는 국내 ETF(3.99%) 대비 압도적으로 높은 수치다.
국내 주식형 공모펀드 중에 수익률 1위에 해당하는 ‘에셋플러스코리아리치투게더장기소득공제’ 펀드는 올해 33.66%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해당 펀드는 올 3월 4일 기준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의 편입 비중이 15.71%로 가장 높은 가운데 바이오 기업 알테오젠(196170)과 휴메딕스(200670)를 비롯해 국내 대표 엔터 기업 에스엠(041510)(SM엔터테인먼트) 등 코스닥 상장사를 주로 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 같은 장세에서는 종목 편·출입과 비중 조정에 제약이 없는 공모펀드가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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