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경케미칼(161000)이 음극재용 하드카본으로 나트륨이온배터리(SIB)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을 공략한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의 여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배터리 업계는 ESS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SIB는 리튬보다 구하기 쉬운 나트륨을 주원료로 쓰는 배터리다. 에너지 밀도가 낮아 배터리의 크기가 다소 커지는 게 한계로 인식돼 전기차용으로는 쓰이지 않는다. 하지만 ESS는 넓은 부지에서 메인 발전의 잉여 전력 저장 및 출력 보조를 위해 사용하기 때문에 공간 제약에서 자유로워 SIB 활용 가능성이 높다. 글로벌 리서치 기업 BNEF는 향후 SIB와 같은 장주기 에너지 저장 기술의 보급 및 확산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애경케미칼은 국내 최초로 2차전지 음극재용 하드카본을 개발한 뒤 기술과 제품 성능을 높이고 있다. 2022년 SIB 음극재용 고성능 하드카본 개발을 위한 별도 연구 조직을 신설해 원가 절감을 위한 새 원료 개발에 주력했고, 지난해 바이오매스 기반 고성능 하드카본을 선보였다. 애경케미칼은 방전 용량은 320㎃h(밀리암페어시)/g, 효율은 92%까지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애경케미칼은 고객사 확보에 집중하면서 SIB 상용화를 위한 정부 주관 국책 과제에 참여해 기술 표준화 작업에 힘을 보탤 계획이다. 애경케미칼 관계자는 “현재 전 세계 주요국들이 ESS 보급을 확대하기 위해 설치 의무화, 보조금 등 다양한 정책을 추진 중”이라며 “하드카본 음극소재가 SIB 효율 향상을 이끌어 낼 수 있는 만큼 해당 시장을 선점하고 기술 트렌드를 선도하기 위해 힘쓰겠다”고 말했다.
ESS는 과잉 생산된 전기를 저장하고 전력 수요가 급증한 상황에서 전력을 송전하는 역할을 한다. 효율적인 전력 관리와 함께 기상 여건에 따라 발전량이 달라지는 신재생에너지의 단점을 극복할 수 있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전 세계 ESS용 배터리 시장은 올해 300GWh(기가와트시) 규모에 이르고, 연평균 7.7%의 성장률을 기록해 2035년엔 610GWh 이상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시장 규모 또한 2030년 395억 달러(약 57조8000억 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