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증시가 큰 변동성을 보이는 가운데 금리 인하 기조가 지속되면서 파킹형 상장지수펀드(ETF) 내에서도 자금이 대규모로 이동하고 있다. 올 들어 단기금리형 ETF에서 3조 원 넘는 자금이 빠져나간 반면 같은 기간 머니마켓 ETF에는 비슷한 규모의 자금이 유입됐다.
29일 코스콤에 따르면 전날까지 올해 들어 단기금리형 상품인 CD금리·한국무위험지표금리(KOFR)형 ETF 14개 상품에서 총 3조 7644억 원이 순유출됐다. 가장 많은 순유출을 기록한 상품은 ‘TIGER CD금리투자KIS(합성)’로 1조 3148억 원이 빠져나갔다. 해당 상품은 매일 고시되는 ‘CD 91일 금리’ 1일 수익률을 추종하는 상품으로, 국내 최초로 CD금리에 투자하는 ETF다. 같은 기간 ‘KODEX CD금리액티브(합성)’에서도 9078억 원이 빠져나갔다.
국채·통안증권을 담보로 하는 익일물 환매조건부채권(RP) 금리를 사용해 산출한 KOFR를 기초자산으로 삼는 ETF에서도 자금이 줄줄이 이탈하고 있다. ‘TIGER KOFR 금리액티브(합성)’ ‘KODEX KOFR 금리액티브(합성)’에서 각각 6278억 원, 4358억 원이 유출됐다. CD금리 및 KOFR 금리형 ETF는 시장금리가 낮아질 경우 수익률이 낮아지는 만큼 전 세계에서 금리 인하 기조가 지속됨에 따라 해당 상품군에서 자산 유출이 이뤄졌다는 분석이다.
반면 같은 파킹형 상품인 머니마켓 ETF에는 올 들어 3조 원가량이 밀려들어왔다. 머니마켓 ETF는 금리형과 마찬가지로 단기금리에 투자하지만 신용도가 높은 유동성 자산인 초단기 채권과 기업어음(CP) 등에 투자해 금리형 대비 20bp(bp=0.01%포인트) 내외의 초과 수익률을 추구할 수 있다. 이 같은 장점에 전날까지 머니마켓 ETF 9개 상품에 총 3조 236억 원이 유입됐다. 전체 파킹형 상품 중 가장 큰 규모인 ‘KODEX 머니마켓액티브’는 상장 9개월여 만에 순자산 6조 원을 돌파했다. 특히 올 들어서만 2조 232억 원이 유입되면서 매수세를 이끌고 있다.
이처럼 투자자들의 단기자금 운용 수요가 머니마켓 ETF로 쏠리자 업계 2위인 미래에셋운용은 그간 없던 머니마켓 액티브 ETF를 출시하기도 했다. 이달 22일 출시된 ‘TIGER 머니마켓 액티브’는 이날 기준 순자산(AUM) 1700억 원을 돌파했다.
권병재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식시장이 높은 변동성을 보이면서 위험도가 낮지만 금리형 대비 초과 수익을 얻을 수 있는 머니마켓이 주목을 받고 있다”며 “머니마켓 ETF와 같이 안전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추구할 수 있는 ETF에 자금 유입이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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