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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달 마트 진열대 '텅텅'…6월엔 해고 칼바람" [월가의 미중 관세 시나리오]

월가 기관 아폴로의 타임라인

5월 중순 마트 진열대 비고

고용 전이 이어 올 여름 침체

이미 미중 운송물량 절반 감소

무역협상 진전은 아직 없어

전문가 침체 확률 45%로 높아져

28일(현지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항에서 수송 트럭들이 적치된 컨테이너 근처를 달리고 있다. AFP연합뉴스




미중 관세전쟁의 후폭풍으로 다음 달 말께 미국 소매점에서 제품 부족 상황이 심화되고 6월부터는 산업계에 해고 바람이 거세게 일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이대로 상황이 악화하면 올여름께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진다는 최악의 시나리오까지 나왔다.

28일(현지 시간) 아폴로글로벌매니지먼트가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다음 달부터 미국 내 주요 지역 상점에서 주요 제품 부족 상황이 가시화할 것으로 전망됐다. 아폴로의 최고이코노미스트인 토르스텐 슬록은 “결과적으로 몇 주 안에 미국 매장의 선반은 텅 비게 될 것”이라며 “소비자들과 중국산 중간재를 쓰는 기업들은 코로나19 팬데믹 당시와 같은 공급 부족 사태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폴로의 시나리오에 따르면 이달 2일 미국의 상호관세 발표를 시작으로 중국에서 미국으로 향하는 컨테이너선의 출항이 감소한 뒤 다음 달 초순과 중순께 전체 출항이 중단된다. 이 여파로 5월 중순부터는 트럭 운송 수요 감소와 함께 소매점의 진열대가 텅 비는 상황이 현실화될 전망이다. 이는 해당 기업들의 매출 감소로 이어지고 고용 시장으로 전이될 것으로 보인다. 6월 초 트럭 운송 업계와 소매 업계에서 대규모 해고 사태가 나타나고 올여름 미국 경제가 침체에 접어든다는 것이 아폴로의 관측이다.



실제로 물동량 감소는 현실화하고 있다. 공급망 데이터 수집 업체 ‘비지온(vizion)’에 따르면 이달 중순 기준 중국에서 출발한 미국행 20피트 컨테이너 예약 물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5% 감소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미국이 이달 초 중국에 대한 관세를 145%로 올린 후 화물 운송이 최대 60%까지 급감했을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블룸버그는 “아직 많은 미국인들이 중국산 상품 공급 급감을 체감하지 못하고 있지만 머지않아 상황이 바뀔 것”이라고 했다.

미국 주요 소비재 기업들도 이미 매출 감소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사우스웨스트항공의 최고경영자(CEO)인 로버트 조던은 “현재 경제 상황을 두고 침체라 부르든 그렇지 않든 중요하지는 않지만 우리 업계는 ‘침체’로 본다”고 말했다. 펩시코의 최고재무책임자(CFO)인 제이미 콜필드는 “3개월 전과 비교해 소비자들의 상황을 좋게 보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이 보는 침체 확률도 현재 절반 수준까지 높아졌다. 블룸버그가 최근 이코노미스트 49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에서 미국의 경기 침체 확률 중위값은 올 1월 20% 수준에서 현재 45%로 증가했다. 바클레이스의 리서치 책임자인 아자이 라자드야크샤는 “경제지표는 설문 조사보다 상황이 좀 더 낫지만 침체 가능성은 점점 커지고 있다”며 “결과적으로 우리는 급격한 경기 둔화와 몇 분기에 걸친 미국의 경기 침체를 예상한다”고 말했다.

현재로서는 미중 갈등은 물론 주요국과의 관세 협상에서 가시적인 성과는 없는 상태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이날 “현재 중국과의 협상은 잠시 제쳐두고 있으며 15~17개 국가들과 무역 협정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 정부는 전방위적으로 중국과 접촉하고 있다”면서도 “중국이 갈등을 완화해야 한다고 본다”며 중국이 먼저 유화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했다.

일각에서는 관세로 인해 미국의 재정수입이 증가하고 기업들의 미국 내 투자가 늘어나는 등 긍정적인 경제 효과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바클레이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미국 정부가 3월 관세 인상으로 90억 달러의 수익을 올린 데 이어 4월 들어 160억 달러가 걷혔다고 분석했다. 이를 통해 의회의 부채 한도 상향 조치 없이 버틸 수 있는 재정 여력이 두 달가량 늘었다고 바클레이스는 전했다.

미국 내 투자 확대 기업이 늘어난 점도 눈길을 끌고 있다. 미국의 최대 기술기업 중 하나인 IBM은 이날 컴퓨터 분야에서 미국의 선도 역할을 지원하기 위해 앞으로 5년간 미국에 총 1500억 달러(약 216조 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아빈드 크리슈나 IBM 최고경영자(CEO)는 “우리는 114년 전 설립 때부터 미국의 일자리와 제조에 중점을 둬왔다”며 “이번 투자 및 제조 약속은 IBM이 세계에서 가장 진보한 컴퓨터와 인공지능(AI) 능력의 중심으로 남도록 보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IBM은 특히 “미국에서 양자컴퓨터를 설계하고 제작·조립하는 일을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집계에 따르면 IBM을 포함한 주요 대기업들은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현재까지 앞으로 수년에 걸쳐 1조 4460억 달러(약 2079조 원)의 미국 내 투자를 약속했다. 애플은 올 2월 4년간 총 5000억 달러를 투입해 미국 내 일자리 2만 개를 추가하겠다고 공언했다. 오라클과 소프트뱅크·오픈AI도 조인트벤처를 설립해 데이터센터 등 AI 인프라 투자에 총 5000억 달러를 지출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제약 기업들도 투자 확대를 공언했다. 젭바운드와 모운자로 등 비만·당뇨약을 개발한 일라이릴리는 미국 내 4개의 제조 시설을 갖추기 위해 270억 달러를 쏟아부을 예정이다. 존슨앤드존슨도 제조와 연구개발(R&D)에 4년간 550억 달러를, 노바티스 역시 5년간 230억 달러를 투자해 샌디에이고에 연구 허브를 설립하고 미국 내 공장 9곳을 확장하거나 신규 건립한다. 로슈 또한 연구 허브와 제조업 구축을 위해 5년간 500억 달러를 투입한다. 무디스애널리틱스의 수석이코노미스트인 마크 잰디는 “기업들이 발표하는 투자 계획 규모가 더 커지더라도 놀랄 일이 아니다”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에 대한) 충격과 공포로 인해 각 투자 발표의 가격표가 점점 더 비싸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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