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대선 출마 가능성에 대해 우회적으로 우려를 나타냈다. 미국 정부와 관세 협상 등 정부 차원에서 대응해야 할 일이 많아 국정 컨트롤타워의 역할이 흔들려서는 안 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최 부총리는 25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진행한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 동행기자단 간담회에서 한 권한대행 출마 시 정치 불확실성 확대를 우려하는 시각이 있다는 지적에 “대외 신인도 차원에서도 정치적 불확실성이 낮아지길 바란다”고 답했다.
한 권한대행이 출마를 결정할 경우 대통령 권한대행은 최상목 부총리가 맡게 된다. 앞서 지난해 12·3 비상계엄 이후 ‘줄탄핵’으로 국내 정치가 극도의 혼란에 빠지면서 최 부총리는 88일간 경제 수장 자리를 비우고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아야 했다. 다만 최 부총리는 한 권한대행의 대선 출마를 어떻게 평가하느냐는 질문에는 “노코멘트”라며 직접적인 답을 피했다.
최 부총리는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12조 2000억 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 증액과 관련해서는 “유연하게 대응하겠다”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그는 “최근 나타나는 경제지표들이 썩 좋지 않은 상황”이라며 “내수든 수출이든 단기적으로 어려운 부분에 효과가 있는 사업들을 좀 더 발굴해 포함해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전 분기 대비 -0.2%에 그쳐 역성장하면서 적극적인 재정 정책을 동원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최 부총리는 간담회 이후인 26일 워싱턴DC에서 열린 거시경제금융현안간담회(F4회의)에서도 “재정의 기본원칙에 부합하고 신속한 처리가 전제될 경우 국회의 추경 논의에 유연하게 임하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참석자들은 1분기 성장률에 대해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로 경제심리 회복이 지연된 가운데 폭설·한파·산불·교량붕괴 등 잇따라 발생한 일시적·이례적 요인이 중첩되며 건설 부문을 중심으로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이에 최 부총리는 “건설투자 부진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민간·공공, 건축·토목 전 분야에 걸쳐 부진 요인을 면밀히 점검하고 근본적인 활성화 방안을 강구하라”고 정부에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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