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북부 카슈미르 휴양지에서 총기 테러가 발생해 최소 26명이 사망한 가운데 테러범들이 여성은 살려두고 남성과 비이슬람교도를 노린 것으로 드러났다.
22일(현지 시간) AFP통신과 PTI통신 등에 따르면 인도령 카슈미르 지역 내 ‘미니 스위스’로 불리는 바이사란에서 발생한 총기테러로 최소 26명이 사망하고 17명이 다쳤다. 이들은 대부분 인도 관광객이었으며 아랍에미리트(UAE)와 네팔 국적 외국인 등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목격자들은 “3~5명의 무장 세력이 갑자기 숲에서 등장해 산책하거나 조랑말을 타던 관광객들에게 무차별 총격을 가했다”고 증언했다. 일부는 “테러범들이 여성은 살려두고 남성만 골라 쐈다”며 “한 발을 쏘기도 하고 여러 발을 쏘기도 했다”고 전했다.
테러범들은 무슬림이 아닌 이들을 표적으로 삼았다는 정황도 드러났다. 현장에 있던 26세 여성은 “테러범들이 아버지에게 이슬람 경전 구절을 외우라고 했다”며 “외우지 못하자 아버지를 세 번 쏘고 삼촌도 쐈다”고 말했다.
남편을 잃은 한 여성은 “끔찍한 악몽 같았다”며 “테러범이 나에게 ‘너는 죽이지 않을 것이다. 가서 모디 총리에게 말하라’고 헀다”고 증언했다.
경찰은 이번 테러를 인도 통치에 반발하는 무장 세력 테러로 규정한 가운데 파키스탄 테러 단체 라슈카르 에 타이바'와 연관된 현지 반군조직 '저항전선'이 배후를 자처했다.
사우디아라비아 방문 중 급하게 귀국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카슈미르 테러를 강력히 규탄한다”며 “이 극악무도한 행동의 배후에 있는 자들을 살려두지 않을 것”이라고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카슈미르는 인도와 파키스탄의 영유권 분쟁 지역이다. 테러가 발생한 파할감 지역은 인도가 지배하는 곳이지만 무슬림 주민이 다수다. 인도는 자국령 카슈미르에 파키스탄 배후 테러단체가 자주 침범해 테러를 일으킨다고 주장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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