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상 SK텔레콤(017670) 대표가 25일 서버 해킹으로 인한 가입자 정보 유출 사고가 발생한 데 대해 대국민 사과를 했다. 이달 18일 해킹 사고를 인지한 지 일주일 만에 공식 석상에 직접 나와 고개를 숙인 것이다. 유 대표는 2300만 전체 가입자에게 유심(USIM)을 무료로 교체해주는 등 고객 보호 강화도 약속했다.
유 대표는 이날 서울 중구 SK텔레콤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SK텔레콤을 믿고 이용해준 고객과 사회에 큰 불편과 심려를 끼친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유 대표는 우선적인 가입자 보호 조치로 “SK텔레콤을 이용하는 모든 고객을 대상으로 원하실 경우 유심카드를 무료로 교체하는 조치를 시행하겠다”며 “아직 조사가 진행 중인 상황이지만 여전히 불안을 느끼는 고객의 걱정을 덜어드리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번 사고로 유출된 유심 정보가 유심 불법 복제를 통한 대포폰(복제폰) 개통 등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를 최대한 해소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SK텔레콤 가입자는 28일 오전 10시부터 전국 티월드 매장과 공항 로밍센터에서 유심을 무료로 교체받을 수 있다. 이번 사고 대처로 이미 유심을 자비로 교체한 가입자 역시 비용을 환급받을 수 있다. 업계에 따르면 유심의 원가는 2000~3000원 정도로 최대 700억 원 정도의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망을 쓰는 알뜰폰(MVNO) 가입자 역시 같은 조치를 받을 수 있다.
유 대표는 “유심 교체 외에도 불법 복제 유심의 인증차단(FDS) 기술을 지속 강화하고 5월에는 유심보호서비스를 해외 로밍 중에도 이용할 수 있도록 고도화하겠다”며 “고객의 우려가 해소될 때까지 이중·삼중의 안전장치를 마련하고 회사의 모든 역량을 집중해나가겠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18일 가입자 유심 정보를 관리하는 홈가입자서버(HSS)가 악성코드 감염으로 해킹당한 정황을 확인해 한국인터넷진흥원(KISA)과 개인정보보호위원회에 신고했다. 유 대표의 사과에도 여전히 사고 원인과 피해 규모가 파악되지 않은 만큼 우려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최근 주요 계열사 임원들을 상대로 “SK텔레콤 이용자는 유심을 교체하라”고 공지했다. 이에 해당 임원 대부분이 유심을 교체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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