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찾은 대구 한세모빌리티 공장은 바쁘게 돌아가는 기계 소리로 가득 차 있었다. 스텔란티스에서부터 폭스바겐, 리비안, 빈패스트, GM코리아 등 국내외 자동차 기업에 공급하기 위한 부품을 만들어내는 소리였다.
한세모빌리티의 공장은 △구동공장 △제동조향공장 △전동공장 등 3개 동으로 구성됐다. 각 공장은 연면적 기준 2만 2410㎡, 1만 7363㎡, 2만 7308㎡를 대형 규모를 자랑한다. 3개의 공장에서 근무하는 직원은 400여 명이며, 생산되는 제품 수는 지난해 기준 약 420만 개에 달했다. 총 캐파가 1800만 개인 점을 고려하면, 성장 여력이 충분한 셈이다. 김익환 한세모빌리티 대표(부회장)은 “전 세계 자동차 약 271개의 브랜드 중 15%인 42개의 브랜드에 한세모빌리티의 제품이 장착돼 있다"며 "현재까지 2억 개 이상의 한세모빌리티 제품이 판매됐고 총 8000만 대 이상에 한세모빌리티 제품이 장착돼 전세계에서 달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들 공장에서 생산하는 주력 제품은 구동축(하프샤프트)과 브레이크, 스티어링, 알터네이터 등이다. 이 중에서도 구동공장에서 생산되는 하프샤프트는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자동차의 스트로크 흡수를 극대화해 승차감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기술인 ‘볼스 플라인 샤프트 기술’은 한세모빌리티를 포함해 영국 GKN과 미국 넥스티어 오토모티브 등 전 세계에서 단 3개 기업만이 보유하고 있다. 이 같은 우수한 기술력 덕에 하프 샤프트는 스텔란티스(60%)와 폭스바겐(21%), 리비안(4%), 빈패스트(4%) 등 글로벌 자동차 기업에 공급된다. 한세모빌리티는 이 같은 기술에 만족하지 않고 현재 가속 시 차체 흔들림을 근본적으로 방지하는 ‘이너 레이스 볼 스플라인’ 제품을 세계 최초로 양산하기 위해 개발 중이다. 이 시장의 규모는 연간 약 3000억 원을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한세모빌리티는 북미 사업 확대도 추진하고 있다. 현재 미국 디트로이트 내 생산공장은 완제품 조립으로만 운영되고 있는데, 이 공장이 조립을 넘어서 가공 및 조달까지 가능하도록 확장 이전하는 방식이다. 공장의 위치는 한세모빌리티의 최대 고객사인 스텔란티스의 인접 지역이 될 예정이다. 확장 이전되는 공장의 규모는 현재 공장 규모의 3배 가량인 1만 2000평 상당으로, 한세모빌리티는 약 400억 원을 투입해 2027년부터 가동에 나설 예정이다. 한세모빌리티는 이를 통해 북미 3개국 간 자유무역협정인 ‘미국·멕시코·캐나다조약(USMC)’이 요구하는 현지화율 75% 조건도 충족할 것으로 보고 있다. USAMC는 자동차가 북미 내에서 무관세로 거래되기 위해 해당 자동차 부품의 최소 75%가 북미에서 생산되도록 규정하고 있다. 현재 한세모빌리티의 현지화율은 30%에 머물고 있다.
김 대표는 “공장 확장 이전을 통해 물류비용을 절감하고 재고를 감축해 영업이익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며 “미국 정부의 현지화 요구에 따른 관세 문제도 해결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어 “유럽도 환경과 안전, 세금, 보조금 등 여러 정책을 통해 간접적으로 현지 생산을 장려하고 있는 만큼 2028년까지 우즈베키스탄을 비롯한 유럽 현지에 공장을 설립하는 방안을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세모빌리티는 이를 통해 2030년 매출 1조 원 달성에 나선다. 한세모빌리티의 지난해 매출액은 5051억 원으로 전년 대비 12.4% 감소했다. 하지만 지난해 말 한세예스24그룹에 인수된 뒤 재무 안정성 등이 상향되면서, 올해 목표 수주 금액의 30% 가량을 이미 1분기에 달성하는 등 성과를 내고 있는 만큼 앞으로는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는 설명이다. 김 대표는 “한세모빌리티의 차별화된 기술력에 그룹이 보유한 글로벌 인프라를 접목해 시너지를 내며 미래 자동차 산업을 선도하는 혁신적 기업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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