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에 이어 이달도 국내 채권 시장에서 외국인 순매수가 10조 원을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외국인 순매수에 힘입어 국내 채권 시장의 강세가 유지되고 있으나 대선 국면에서 변동성이 다시 높아질 수 있어 신규 투자 진입에는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18일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외국인은 이달 들어 전날까지 국내 장외 채권 시장에서 9조 3934억 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지난달 같은 기간(6조 8276억 원)보다 37.6% 늘어난 규모다. 이들의 순매수는 국채(7조 9577억 원)에 집중됐다. 외국인 채권 순매수는 2월 5조 8698억 원에서 지난달 총 12조 6618억 원으로 약 2.2배 늘었는데 이 같은 증가 추세라면 월 순매수액이 두 달 연속 10조 원을 넘길 것으로 보인다.
개인투자자들의 거래 현황과 비교하면 국내 채권 시장으로의 해외 자금 유입 현상은 더욱 두드러진다. 개인의 채권 순매수액은 1월 3조 1047억 원, 2월 3조 3547억 원, 3월 3조 9137억 원 등 올 들어 매월 3조 원대를 유지했다. 이달 들어 전날까지 순매수액도 1조 237억 원에 그쳤다. 미국 채권 시장이 상호관세 이슈에 높은 변동성을 보이고 있는 것과 달리 국내 채권 가격은 비교적 안정적으로 우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는 데에 외국인 매수세가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외국인투자가들의 국내 채권 시장에 대한 높은 수요는 미국 채권 금리가 급등락을 반복하며 안전자산으로서의 매력도가 훼손된 상황에서 한국의 경우 금리 인하 기대감, 경기 둔화 등의 이유로 오히려 채권 자산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채권 매수에 소극적 태도를 보여왔던 개인투자자라면 현시점에서의 신규 진입은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국고채 3년물 시가 평가 수익률은 지난달 초 연 2.542%에서 전날 연 2.385%까지 떨어졌다. 기준금리(연 2.75%) 대비 36bp(bp=0.01%포인트)나 낮은 수준으로 가격 부담이 상당히 높아진 상황이다. 유영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대선 후보들의 재정 정책 공약과 추가경정예산 등 수급 이슈가 본격화될 경우 연내 금리 변동성을 키우는 영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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