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내 괴롭힘 의혹으로 지난해 9월 세상을 떠난 MBC 기상캐스터 고(故) 오요안나 어머니가 국회에서 진상 규명을 호소했다.
18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오 전 캐스터의 ‘직장 내 괴롭힘’ 의혹에 대한 현안질의에 어머니 장연미씨가 참고인으로 출석했다. 여기서 장씨는 “당 싸움으로 우리 딸 이름이 안 좋게 거론되는 게 싫다”며 “딸 이름을 정쟁에 이용하지 말아 달라”고 말했다. 이어 “그냥 있는 그대로 사실만 밝혀진다면 부모로서 바랄 게 없다”며 “진실을 규명해주길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모든 의원들께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장씨는 “우리 안나가 잘못했든 다른 기상캐스터들이 잘못했든, MBC 측에서도 증거를 내놓고 진실을 규명해 달라”고 강조했다. 여기에 덧붙여 유가족 측은 “MBC가 우리에게 정확히 사과를 한 게 없다”며 회사 측이 정확하고 공정한 규명을 하지 않고 있지 않음을 주장했다.
이에 박미나 MBC 경영본부장은 “회사 차원에서는 국회에서 사과한 것이 공식적인 첫 사과”라고 답했다.
이날 열린 현안질의에는 직장 내 괴롭힘 가해자로 지목된 기상캐스터를 포함한 MBC 관계자들이 대거 불출석했다. 이와 관련해 최민희 과방위원장은 “오늘 출석하지 않은 증인들은 양당 간사와의 협의를 거쳐 고발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했다.
과방위는 오는 29일과 30일에 오 전 캐스터 사건 관련 청문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2021년 MBC에 입사한 오 전 캐스터는 지난해 9월 유명을 달리했다. 올해 1월 오씨의 유서가 언론을 통해 보도되고, 유족이 서울중앙지법에 MBC 직원 A씨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고인이 생전에 직장 내 괴롭힘에 시달렸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고인의 휴대폰에 담긴 유서에는 사내 기상캐스터들로부터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