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양자컴퓨터 기업 아이온큐의 피터 채프먼 이사회 의장이 유영상 SK텔레콤(017670) 대표는 물론 SK 양자보안 계열사 아이디퀀티크(IDQ)의 그레고아 리보디 최고경영자(CEO)까지 잇달아 회동하며 양사 간 협력 강화를 꾀한다. 특히 양자역학 원리로 통신 성능을 크게 높일 수 있는 차세대 인터넷인 양자인터넷 경쟁력 확보를 위해 IDQ를 포함한 관련 기업들에 집중 투자하겠다는 뜻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17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채프먼 의장은 전날 저녁 서울 종로구 주한미국대사관에서 열린 메릴랜드 주정부 사절단 초청행사에 참석해 역시 방한 중인 리보디 CEO를 포함한 IDQ 경영진을 만났다. 그는 특히 “양자인터넷 사업을 위한 투자를 강화할 방침”이라는 취지의 말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자인터넷은 양자역학의 원리를 응용해 통신 효율과 보안을 크게 높일 수 있는 차세대 인터넷 기술이다.
아이온큐가 2월 SK텔레콤과 양자·인공지능(AI) 협력을 위한 전략적 제휴를 맺고 SK 계열사 IDQ를 인수하기로 한 것도 양자인터넷 사업 추진의 일환이라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아이온큐는 SK 측이 가진 IDQ 지분을 전량 인수하는 대신 그만큼의 자사 지분을 SK텔레콤에 주는 지분 맞교환을 단행할 예정이다. 지분 맞교환 규모는 각사 3000억 원대로 내달께 협상이 마무리된다.
채프먼 의장은 이와 관련해 이날 오전 서울 중구 티타워에서 유영상 SK텔레콤 대표와 연이어 2시간 가량 회동해 전락적 제휴 이후 구체적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유 대표는 “아이온큐와의 협력은 SK텔레콤이 양자보안뿐 아니라 양자컴퓨터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할 기회”라며 “시장을 선도하기 위한 투자와 협력을 지속해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래픽처리장치(GPU)에 이어 고성능 연산 자원인 양자컴퓨터를 동원해 AI 인프라 경쟁력을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두 사람은 또 내달께 SK텔레콤이 아이온큐에 IDQ 지분 전략을 넘긴 후에도 SK텔레콤과 IDQ 간 협력을 유지하는 것에 동의했다. 구체적으로 SK텔레콤 통신망에 IDQ의 양자암호를 탑재하고 삼성전자 양자보안 스마트폰 ‘갤럭시퀀텀’ 시리즈를 개발하며 국가 양자 네트워크 사업 참여에 협력하는 등의 다양한 방안이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유 대표와 채프먼 의장 회동 직후 리보디 CEO도 SK텔레콤의 양자 사업 담당 임원과 미팅을 갖고 관련 논의를 진행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채프먼 의장 방한 이후 실무진 차원에서 구체적 협력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아이온큐는 한편 양자인터넷 사업의 또다른 일환으로 인텔리안테크와도 양자 네트워크 관련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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