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중심도시 광주광역시에 세계가 인정한 반도체설계기업(팹리스기업)들이 속속 모여들고 있다. 국내 유일의 국가 AI 데이터센터 운영을 비롯한 전주기 AI 인프라 생태계 구축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여기에 더해 대학과 대학원의 전문인력 양성시스템 등 최적의 여건이 갖춰져 가며 광주시가 AI기업들의 성장 발판을 마련해주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광주시는 AI와 지능형 반도체의 융합을 통해 디지털 혁신을 끌어내는 한편 이를 기반으로 산업 전반에 걸쳐 경쟁력을 갖춘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총력전을 펼친다는 방침이다.
17일 광주광역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해 9월 에이직랜드를 시작으로 2호 에임퓨처, 3호 모아이, 4호 모빌린트, 5호 수퍼게이트 6호 퓨리오사에이아이 등 펩리스기업들과 비즈니스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다음달 중에는 4개 팹리스 기업과 추가로 업무협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특히 가장 최근 협약을 맺은 퓨리오사AI는 고성능 인공지능 반도체 설계기술을 바탕으로 국내외 AI시장에서 대한민국 핵심주자로 손꼽히는 기업이다. 퓨리오사AI 제품은 업계 기술력은 물론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메타(옛 페이스북), TSMC 등 세계적 빅테크 기업들로부터 주목받고 있다.
광주시는 이들 기업과 협력체계를 견고히 하고 세계적 수준의 AI 반도체 산업 생태계 구축에 나서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엔비디아 등 해외의존도가 높은 AI 반도체 시장에서 국내 AI 반도체 기업 육성은 물론 지역 산업 경쟁력 확보까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
팰리스기업 변방이나 다름 없던 광주가 이처럼 주목을 받고 있는 이유로 전문가들은 AI 집적단지 1단계 사업을 꼽고 있다.
광주시는 2020년부터 2024년까지 5년간 총 4269억 원을 투입해 AI기술 개발에 필요한 핵심 자원인 AI데이터센터와 초대형 드라이빙 시뮬레이터를 포함한 실증장비 등 핵심 기반시설을 구축했다.
여기에 실증장비 구축, AI사관학교 운영, 276개 인공지능기업 집적, 1만 1000여 명의 AI 인재 배출, 전국 900여 개 기업에 AI 연구개발 2000여 건 지원 등 성과를 창출했다. ‘인프라–기업–인재’로 이어지는 자생적 AI 생태계를 완성한 상태인 셈이다.
특히 광주시는 글로벌 AI 패권전쟁에서는 ‘속도’와 ‘집적’이 승리 요소라 판단하고, 세계 시장에서 경쟁할 차세대 AI모델 개발에 필요한 최소 10만 장 이상 GPU가 집적된 초거대 AI컴퓨팅센터를 광주에 조기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더해 인공지능전환(AX) 실증밸리 사업(AI 2단계)도 속도를 낸다는 구상이다.
다만 AI 2단계 사업은 국비 확보와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가 핵심이라는 점에서 이에 대한 지원이 요구된다. 개방형 AI 혁신 인프라와 플랫폼, 지역 특화 산업의 AI 기술 개발 등을 위해 반드시 관련 지원이 필요하다.
이에 광주시는 ‘대한민국 AI 경쟁력 제고를 위한 3대 방향’을 설정해 GPU 1만개 즉각 확보, 운영예산 추가 확보를 통한 국가AI데이터센터 100% 활용, 국가AI컴퓨팅센터 광주 유치 등을 정부에 건의했다. AI는 광주만의 과제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성장판을 여는 프로젝트라는 것이 광주시의 설명이다.
이를 통해 광주시는 AI 기업 유치에 그치지 않고 해당 기업들이 보유한 기술을 지역기업 제품에 접목하는 이른바 '메이드 인 광주 혁신'을 꾀하고 있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그동안 상상조차 하지 않았던 혁명적인 일이 광주에서 일어나고 있다”며 “정부와 지자체의 긴밀한 협력과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서 만이 대한민국 AI가 도약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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