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012330)가 배터리셀 내부에 불이 붙으면 소화약제를 자동 분사해 화재를 진압하는 신기술을 개발했다고 14일 밝혔다. 아직까지 글로벌 기업 중 상용화에 성공한 사례가 없는 배터리시스템(BSA) 기술이어서 향후 배터리 안정성 강화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모비스가 개발한 BSA는 내열 소재를 사용해 열폭주를 지연했던 기존 방식을 넘어 초기에 화재를 진압해 사고를 방지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우선 BSA에 탑재된 센서가 수집한 실시간 데이터를 기반으로 배터리의 온도와 전압을 분석해 이상 징후를 판단한다.
분석을 통해 발화가 일어난 것이 파악될 경우 약제 분사 위치를 설정하고 소화장치에 작동을 명령한다. 현대모비스는 물리적 변화에 빠른 판단이 가능하도록 다중 안전장치와 이중화된 알고리즘 구조를 바탕으로 BMS의 소프트웨어를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BSA가 일반 가정용 소화기(3.3㎏ 용량)의 5배에 달하는 넉넉한 소화약제를 탑재할 수 있는 점도 특징이다. 냉각과 절연성·침투성은 물론 환경과 인체에 무해한 성분이어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는 것도 사전에 방지했다.
현대모비스는 신기술과 관련해 배터리케이스와 소화장치 등 총 3종의 국내외 특허를 출원했다. 소화약제용 배관과 강한 압력으로 분사가 가능한 설계 기술 등이다. 유럽·중국 등 주요 국가들이 배터리셀에 대한 안전기준을 강화하고 있어 현대모비스는 이번 BSA 기술로 글로벌 입지를 강화할 수 있게 됐다.
박용준 현대모비스 배터리시스템연구실장은 “주행거리를 향상시킨 대형 전기차가 등장하며 BSA의 안전기준도 더욱 까다로워지고 있다”면서 “앞으로 글로벌 기준을 상회하고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통합돼 고도화된 배터리시스템을 개발해나가겠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