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K팝 팬들에게 인터파크 티켓은 한국 콘서트 관광의 ‘성지’로 여겨진다. 국내에서 열리는 다양한 K팝 콘서트 티켓을 놀유니버스가 운영하는 인터파크 티켓이 단독 판매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해외 팬들은 번역기를 돌려가면서 인터파크 티켓 서비스를 이용한다. 글로벌 K팝 팬사이트에는 인터파크 티켓에서 예약하는 방법을 설명하는 게시물도 수두룩하다. 배보찬 놀유니버스 공동대표는 “K팝이라는 소프트웨어가 얼마나 강력한 여행 유인 요인인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라며 “놀유니버스가 인바운드 티케팅 시장을 통해 한국 관광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더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K팝 사례처럼 여행 트렌드는 장소 우선인 ‘하드웨어’에서 경험을 중요시하는 ‘소프트웨어’로 바뀌고 있다. 이 같은 변화의 흐름에서 한국은 소프트웨어 여행의 선진국이 될 수 있다는 게 배 대표의 진단이다. 그는 “여행 데이터를 살펴보면 사람들이 몰리는 관광지를 피하려는 경향이 최근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며 “나만의 경험을 중시하는 측면에서 위스키 여행, 스포츠 관광 여행 등 ‘홀릭’ 상품이 소프트웨어 여행에서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배 대표 본인도 최근 한국 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방문하는 해외 여행지 일본을 찾아 ‘홀릭’ 관광을 직접 체험했다. 그는 “지난 겨울 가족 여행으로 일본을 다녀왔는데 아이들 때문에 거의 4시간을 돈키호테에서 쇼핑하는 데 썼다”며 “이민 가방 2개를 돈키호테 제품으로 가득 채워 왔는데 이런 경험은 돈으로 살 수 없는 추억이 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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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팝을 비롯해 K콘텐츠의 여행 파급효과가 큰 것은 글로벌 여행 수요와도 관련이 깊다. K콘텐츠는 중국을 넘어 동남아시아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인기가 많다. 현재 글로벌 관광 수요가 늘어나는 국가들이 이 지역에 몰려 있다. 배 대표는 “아시아태평양 저소득 국가들의 경제가 성장하면서 해당 국민들이 여행을 가기 시작했다”며 “이들이 한국을 가장 먼저 방문하는 해외 국가로 선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여행 시장에서 고질적인 취약점으로 꼽히는 지역 관광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도 소프트웨어 관광은 중요하다. 글로벌 관광객들이 서울·부산 외 다른 지역을 찾도록 하기 위해서는 지역에 즐길 거리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배 대표는 “K콘텐츠와 관련된 무엇이든 지역에서 적극적으로 홍보할 필요가 있다”며 “국내 티켓 예약 시장에서 선두 업체인 놀유니버스가 할 수 있는 게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역 관광 시장을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해외 관광객에 앞서 국내 관광객들이 방문하도록 만드는 게 중요하다는 진단도 제시했다. 인바운드 시장만 타깃으로 하면 외국인 관광객들의 유입 효과가 지속되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해외 관광객들이 내국인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상품을 개발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배 대표는 “일본의 인바운드 시장이 최근 몇 년 동안 매우 빠르게 성장한 것은 그만큼 일본의 국내 관광 시장이 꾸준히 성장해온 결과로 봐야 한다”며 “외국인만을 위한 관광지는 없기 때문에 한국인이 가고 싶은 여행지를 만드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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