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주식시장이 전체적으로 조정을 받고 있는 가운데 그동안 주가가 많이 올랐던 업종에서는 차익성 매물까지 쏟아지고 있습니다. 이런 장세에서는 작지만 강한 종목에서 기회를 찾을 수 있습니다.”
이영곤(사진) 토스증권 리서치센터장은 9일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지난해 미국 증시 상승을 이끌었던 매그니피센트7(M7)은 하락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인공지능(AI)의 발전으로 그간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던 빅테크 종목이 증시 변동성 확대에 차익 실현 수요까지 맞물려 반락을 면치 못했다는 설명이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폭탄’으로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 증시의 변동성이 증폭된 만큼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종목에 대해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진단했다. 이 센터장은 “지금 같은 위험 국면에서는 변동성이 큰 성장주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면 손해를 더 키울 수 있다”며 “소비재·에너지·로봇 등 우량 중소형주를 포함해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것도 대응 전략 중 하나”라고 짚었다. 아울러 시장 불확실성이 장기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채권·금 등 안전자산으로 투자 종목을 다변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센터장은 이번 미국 증시 조정이 기존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가격적 측면에서도 주가가 이미 많이 올랐기 때문에 차익 매물이 언제든지 나올 수 있는 상태였다”며 “2분기, 늦어도 3분기부터 미국 시장에서 조정이 시작될 것으로 봤다”고 말했다. 이런 예측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정책이라는 변수 앞에서 흔들렸다. 이 센터장은 “예상과 달리 트럼프의 관세정책이 집권 초기부터 강력하게 나오면서 증시 조정 시기가 앞당겨졌고 단기적인 충격도 기존 예상보다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센터장은 또 “투자자들은 관세 부과가 경기 둔화로 이어지면서 기업 실적까지 타격을 받을까 확인하려고 할 것”이라며 “관세가 실물경기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지 확인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2분기에 시장 변동성이 더 커질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현재 관세정책은 미국 경제에도 부담으로 작용하는 만큼 협상을 통해 조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이 센터장은 “결국 트럼프 대통령도 미국 경제가 망가지는 것을 원하지 않기 때문에 적절한 대응책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며 “3분기가 지나 연말로 갈수록 증시도 상승 추세로 전환될 것”이라고 봤다. 미국 증시는 근본적으로 좋은 성과와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구조이고 잠재력을 가진 종목이 많은 시장이기 때문에 장기 투자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게 이 센터장의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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