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와 불법 계엄, 제주항공 참사 등의 여파로 지난해 4분기 음식점 주류매입액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8일 한국신용데이터가 발표한 '소상공인 데이터 인사이트-주류 매입 트렌드 리포트'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음식점 주류매입액 평균은 약 137만 원으로 전년 동기(약 145만 원)보다 5.5% 감소했다.
주류매입액은 지난해 1~2분기 142만 원대에서 3분기 139만 원, 4분기 137만 원으로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였다. 연간 월평균 주류매입액은 약 139만 원으로 2023년 대비 2.7% 감소했다.
한국신용데이터 관계자는 "내수 부진과 계엄 등이 겹치면서 소비심리가 위축돼 주류매입액이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현상은 한국은행의 경제심리지수(ESI)에서도 확인된다. ESI는 지난해 7월 93.6에서 12월 90.2로 하락했으며 지난달에는 87.3까지 떨어졌다. ESI가 100 미만이면 기업과 가계 등 모든 민간 경제주체의 경제 심리가 과거보다 악화됐다는 것을 뜻한다.
특히 연말 특수를 앞두고 발생한 계엄사태와 제주항공 참사로 각종 모임이 취소되면서 소상공인들의 타격이 컸다.
소상공인연합회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1630명의 88.4%가 비상계엄 사태 이후 매출이 감소했다고 답했으며 36%는 ‘매출이 50% 이상 줄었다’고 응답했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경기 불황으로 여러 상권에서 소비자 방문이 줄고 폐업도 많았다"고 전했다. 실제로 2023년 폐업 신고 사업자는 98만6487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으며 소상공인 업계는 지난해 100만 명이 넘는 소상공인이 폐업 신고를 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주종별 매입액을 보면 맥주(4.4%)가 전년 대비 증가했으나 소주(-4.4%)와 기타 주류(-7.2%)는 감소했다.
지역별로는 전국 모든 지역에서 전년 대비 감소세를 보였다. 주류매입액의 규모는 수도권이 가장 컸으며 서울에서는 강남구, 마포구, 영등포구 순으로 많았다.
이번 분석은 경영 관리 서비스 캐시노트를 이용 중인 사업장 중 2023~2024년 주류 매입 경험이 있는 4만여 곳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이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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