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부동산 유니콘(기업가치 1조 원 이상의 비상장사)인 직방이 2010년 설립 후 처음으로 매출액 역성장을 기록했다. 최근 몇 년 간 국내 부동산 가격 하락 등으로 인한 시장 침체 여파를 피하지 못했고, 대규모 자금을 투입해 진행한 인수·합병(M&A) 시너지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에 직방은 앞으로 부동산 매물 광고 서비스 고도화를 통해 수익성 개선에 집중할 계획이다.
2일 벤처 업계에 따르면 직방은 지난해 연결재무제표 기준 매출액 약 1014억 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22% 감소했다. 영업손실은 약 280억 원 수준으로 2023년 기록한 408억 원보다는 축소됐다. 매출액이 전년 대비 감소한 것은 지난해가 처음으로, 직방이 성장 정체 국면에 진입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로 직방은 2010년 설립 이후 매년 매출액이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려왔다. 부동산 플랫폼 시장에서 여러 경쟁자들을 제치고 시장 지배력을 높여온 효과다. 특히 원·투룸 시장 매물 광고 분야에서는 독보적인 사업자로 성장했으며 아파트 매물 광고 시장에도 진출, 사업 다각화에도 성공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이를 통해 직방은 2022년 국내외 투자자들로부터 기업가치 약 2조 원을 인정받으며 유니콘으로 등극했다.
이번 직방의 실적 부진에는 국내 부동산 시장 불황의 영향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방 부동산 시장의 침체가 장기화 하면서, 직방의 매물 광고 매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 것으로 관측된다. 부동산R114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지방 아파트 매매 가격은 전년 대비 4.42% 하락했다. 또 2022년 3.74%, 2023년 3.43% 하락에 이어 3년 연속 하락세를 기록한 것이다. 아파트 가격 하락에 따라 자연스레 매물 광고 물량도 줄어들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또 최근 몇 년 간 지속된 한국공인중개사협회와의 갈등도 직방의 성장을 가로막은 요인 중 하나로 평가된다. 직방은 부동산과의 제휴 등을 통해 아파트 중개 시장 진출을 타진해 왔지만, 공인중개사회의 반발로 무산된 바 있다. 또 당근마켓 등 부동산 직거래 플랫폼이 경쟁자로 부상한 것도 매출 감소에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더해 2022년 완료한 삼성SDS의 홈IoT 사업부문을 인수를 통한 시너지도 부족했던 것으로 보인다. 단순 매출 합산 외에 추가 성장 효과가 부족했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직방은 올해 질적인 실적 개선에 주력하겠다는 계획이다. 최근 M&A 이후 처음으로 AI 탑재 스마트 도어록을 출시한 만큼, 올해 시너지 창출 효과가 본격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지난해 하반기부터 원·투룸은 물론 아파트 매물 광고 사업을 고도화했는데, 이에 따른 수익성 회복도 예상하고 있다. 1분기 기준 에비타(EBITDA·상각전영업이익) 흑자 전환에 성공한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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