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이동통신 3사(SK텔레콤·KT·LG유플러스)가 기업간거래(B2B)와 인공지능 전환(AX)을 통한 수익성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성장이 한계에 달한 통신 사업 분야에서 힘을 빼는 대신 막대한 투자를 단행하거나 글로벌 빅테크와 협업하면서 AI 사업 개발에 주력하겠다는 계획이다.
업계에 따르면 KT는 지난달 31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기업 대상 AX 사업 매출을 2028~2029년까지 3배 이상 성장 시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날 주총에 참석한 정우진 KT 전략사업 컨설팅 부문장(전무)은 “2028~2029년에는 기업 대상 AX 매출에서 3배 이상의 성장을 달성해, 시장 점유율 기준 20% 이상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며 “한국적 AI 모델과 KT 신규 퍼블릭 클라우드는 6월달 내 출시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KT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 협업해 한국적 AI를 개발하고 있다. 나아가 사내에 AX 딜리버리 전문센터를 조직하고 MS와 협업해 AI 기반 정보통신(AICT) 기업으로 사업구조를 탈바꿈 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김영섭 KT 대표는 주총에서 “올해 기업 간 거래(B2B) AX, AI 기반의 통신기술(CT), 미디어 사업 혁신으로 'AICT 기업으로의 완전한 변화'를 달성하고, 기업가치 향상을 가속하겠다”고 발표했다.
SK텔레콤은 앞서 주총에서 자사 AI 데이터센터(DC)에 데이터센터용 그래픽처리장치(GPU)로 엔비디아의 블랙웰을 도입한다고 밝혔다. 유영상 대표는 "저희는 GPUaaS 쪽에 엔비디아 GPU H100이 이미 도입됐고 엔비디아 H200보다는 블랙웰의 효율성이 더 높은 것 같아 도입할 계획을 갖고 있다"며 "수요에 대응해 도입할 예정으로 지금 주문하면 4개월 내 설치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올해 2~3분기 내 블랙웰 GPU 도입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이같은 유 대표의 발언 이후 일각에서는 11월을 목표로 정부가 구축을 추진 중인 국가 인공지능(AI) 컴퓨팅 센터에 SK텔레콤 컴퓨팅 자원이 활용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한편 SK텔레콤은 지난 2년간 글로벌 AI 기업에 대한 투자를 지속해 왔다. LLM 모델을 선도하고 있는 앤트로픽, 새로운 검색 경험을 제공한 퍼플렉시티, AI 영상 기술력을 보유한 트웰브랩스 등에 투자를 단행했고, 그 중 앤트로픽과 퍼플렉시티는 SK텔레콤의 투자 후 기업가치가 3배 이상 상승하기도 했다.최근에는 글로벌 AI 최적화 전문 스타트업 '투게더 AI'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 글로벌 AI 우군을 확보하기 위한 투자·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구글과 손 잡고 AI 사업 확장에 나섰다. 홍범식 LG유플러스 사장은 주총 자리에서 LG유플러스만의 AX 전략을 묻는 질문에 대해 “구글과의 협력을 통해 향후 3년간 3억 달러 규모의 대외 사업을 진행하며 유튜브 검색 연동을 활용한 글로벌 1위 서비스 경험을 ‘익시오’에서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아마존웹서비스(AWS)와 협력해 AX 얼라이언스를 구축할 계획이다. 나아가 한국형 소버린 클라우드, 워크 에이전트, AICC(AI콜센터) 개발·AI 컨설팅을 추진해 사업 포트폴리오도 확장한다. 홍 대표는 “올해는 AX 중심의 사업 전략을 기반으로 핵심 기술 역량을 강화하고 이를 통해 LG유플러스의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할 계획”이라며 “기존 사업은 선택과 집중 전략을 통해 자원을 재배치하고 투자와 비용의 효율화를 통해 수익성 중심의 경영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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