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달러화 환전을 통한 차익 실현 수요에 기업들의 ‘달러 예금’이 3개월 만에 감소했다.
한국은행이 31일 발표한 ‘거주자 외화예금 동향’을 보면, 2월 말 기준 외국환은행의 외화예금 잔액은 985억 3000만 달러로 전달 말보다 49억 1000만 달러 감소했다.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 두 달 연속 이어오던 증가세가 3개월 만에 다시 꺾인 셈이다.
2월 말 원·달러 환율은 1463.4원으로 전월 말(1452.7원)에 비해 10.7원 상승했다. 거주자 외화예금은 내국인과 국내기업, 국내에 6개월 이상 거주한 외국인, 국내 진출 외국기업 등이 맡긴 외화예금을 말한다.
달러화 예금 잔액이 845억 2000만 달러로 전월 883억 1000만 달러 대비 37억 9000만 달러나 줄었다. 주체별로 보면, 기업예금 잔액이 846억 2000만 달러로 전달 892억 달러 대비 45억 8000만 달러 감소했다. 이중 기업의 달러화 예금 잔액은 732억 1000만 달러로 36억 4000만 달러 쪼그라들었다. 기업의 달러 예금 감소 역시 3개월 만이다.
한은은 “달러화예금은 원·달러 환율 상승에 차익 실현 등 원화 환전에 대한 유인이 커지면서 기업예금을 중심으로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엔화예금 잔액은 77억 6000만 달러로 전월 82억 9000만 달러 대비 5억 3000만 달러 줄었다. 이는 원·엔 환율 상승에 따른 거주자의 차익실현이 영향을 줬다. 유로화예금 잔액은 41억 6000만 달러로 전월 44억 50000만 달러 대비 2억 9000만 달러 감소했다.
한은은 “대외 불확실성이 커지는 경우 환율이 올라도 달러를 보유하려는 심리가 더 커질 수도 있다”면서 “지난달에는 환율 상승으로 인한 차익실현 수요가 더 커서 기업들의 달러 매도세가 더 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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